[거창 청년 인터뷰] 거창 청년 최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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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 청년 인터뷰] 거창 청년 최진영
  • 강보배 시민기자
  • 승인 2023.02.13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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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보배 시민기자

치유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체험활동을 만들고 싶습니다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저는 35살이고 최진영이라고 합니다. 가정교육과를 전공했으며 농업으로 전업하기 전에는 첫 직장을 울산에서 다니고  KT(케이티)에서 5년 정도 근무를 했었습니다. 현재는 딸기 농사를 짓고 있습니다.
  거창이 제 고향은 아니지만 저희 엄마 고향이 거창이고, 아빠 고향이 옆 동네 안의여서 저와 부모님은 거창으로 귀농귀촌을 쉽게 결정할 수 있었습니다. 

Q> 귀농을 하게 된 계기는요?
A> 이전에 직장 생활을 하는 동안 너무 스트레스가 쌓여서 건강도 해치게 되었었고, ‘쉬고 싶다’라는 생각을 많이 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던 중 주말마다 이모네 하우스에서 딸기 따는 일을 도와드렸는데 아무 생각 없이 딸기 따기에만 집중하니 다른 잡생각이 나지 않았습니다. 주말마다 오게 되면 딸기를 따며 활기를 되찾곤 했습니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딸기농업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부모님도 같이 일을 도와주며 ‘퇴직을 하면 도시를 떠나 귀촌해서 살고 싶다’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여러 번 상의 끝에 귀농귀촌하여 딸기농사를 짓기로 결정을 했고, 부모님보다 먼저 제가 거창으로 와서 기반을 다지게 되었습니다.

Q> 농업을 해보니 어떠셨나요?
A> 막상 거창으로 와서 농사를 직접 짓고 보니 이전에 주말마다 와서 일을 도왔을 때 했던 일들은 정말 빙산의 일각이었습니다. 하우스 관리부터 약 방제며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것을 책임져야 했고 ‘딸기가 그저 물만 잘 주면 자라는 것이 아니구나’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첫 해 농사를 생각했던 것보다 잘 짓지 못했습니다. 모종이 병들어 많이 죽어서 빼고 다시 심고 했는데 잘 키우지 못해 딸기 알도 작았고, 수량이 적어 상품을 제대로 출하하지 못했습니다. 너무 아는 것 없이 뛰어든 것 같아서 그때부터는 혼자서 겁도 많이 나고 귀농을 너무 쉽게 보고 온건 아닌지 걱정이 되었습니다.
  다시 재정비를 하기 위해 딸기 재배를 하며 무엇인가 잘못하면 하나하나 메모하기 시작했고, 기술센터에서 교육이 있다는 소리만 들리면 무조건 듣기 시작했습니다. 
  첫 해에 죽었던 모종들이 그때 왜 죽었었는지 알지 못했는데, 처음엔 무슨 소리인지 몰랐던 용어들이 교육을 두 번 세 번 듣고 나니 탄저병에 걸려 죽었는지 역병에 걸려 죽었는지 알게 되면 제대로 된 방제도 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귀농을 한 지 2년 차 되던 해부터 제대로 된 재배를 하게 되었고 그때부터 자신감도 붙고 부모님도 넘어오시며 함께 농사를 늘려갔습니다. 처음에는 부모님과 많은 충돌이 있었습니다. 너무 24시간을 붙어서 일을 해서 그런지 아무 이유 없이 많이 싸우곤 했습니다. 
  업무 분담이 되지 않고 뭐든지 다 같이 일을 하려 했습니다. 서로의 업무 방식이 달라서인걸 알고 난 후부터는 각자 맡은 일은 각자 해결하기로 했지만 다 같이 의논해서 해결해야 할 부분에서는 여전히 논쟁이 일어난답니다. (웃음) 그렇지만 지금은 이 논쟁이 저희의 발전을 위한 논쟁이라 생각하면서 싸우는 것도 즐거운 귀농 라이프를 즐기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막막했던 일들이 혼자라서 더 힘들게 느껴졌었지만 배우고 경험하며 제 것을 만들고, 부모님과 함께 나눌 수 있어 좋고 지금은 ‘한 살이라도 더 젊었을 때 귀농하길 잘했다’라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Q> 거창에서 느끼는 장·단점은요?
A> 도시에서는 일만 하다 보니 각 지역에서 제공하는 문화복지나 다양한 복지에 대해서 많이 알지 못했고 관심이 없었다면, 거창에선 센터에서나 군에서나 복지를 많이 지원해 주는 것 같습니다. 
  거창에 와서 꽃차소믈리에 자격증 수업을 지원받아 자격증도 딸 수 있었고, 각 재배 작물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는 교육도 개설해 주시고 내가 조금만 발 빠르게 움직이면 평소에 관심 있었던 수업들을 배울 수 있었던 것이 제일 좋았던 거 같습니다. 더불어 너무 바쁘지 않은 삶, 쉴 수 있는 여유로운 시간이 생긴 게 엄청 좋았습니다.
  반대로 거창의 단점은 저녁 8시만 넘어가면 읍내 밥집은 거의 문을 닫고 술집과 카페만 문이 열려있는데 시간이 조금만 늦으면 식당을 갈 수 없었던 것이 조금 불편했습니다. 그리고 대형 마트들은 있지만 백화점을 가려면 대구나 진주 쪽으로 가야만 했습니다. 그리고 병원도 위급한 큰 병은 다른 지역 병원으로 가야만 했습니다. 점점 더 발전한다면 이런 불편함도 없어지지 않을까요..?! 이런 부분이 조금 아쉬웠습니다.

Q> 청년과 관련하여 바라는 점이 있나요?
A> 전에 청년 디딤돌 적금 통장을 지원해 주셨는데 많이 홍보가 안 됐던 거 같아요. 저는 군청 홈페이지에서 찾아서 봤었지만 다른 분들한테 가입했냐고 여쭤봤더니 모르고 있는 분들도 많이 있었습니다. 좋은 정책을 만들어 놓고 아는 사람만 가입할 수 있다는 게 많이 아쉽습니다. 당연히 청년들도 관심을 가지고 있어야 하지만 저도 지금 딸기 철이라서 정신없다 보니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있다 놓칠 뻔 하기도 해서 홍보를 좀 해주셨으면 어떨까 생각해 봅니다. 한번 더 이런 정책을 내주시고 홍보도 해서 많은 청년들이 가입할 수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청년 전세대출 이자 지원’이라는 것도 있는데 이자 지원뿐만이 아니라 전세대출받을 수 있게 금액도 지원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Q> 평소 하시는 취미생활이 있다면요?
A> 일단 딸기 재배라는 기본을 두고서 치유농업에 관심이 있습니다. 제가 여기 와서 느꼈던 여유로움, 힐링을 다른 분들도 느낄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손으로 만드는 것을 좋아해서 캔들 만들기와 베이킹 등 자격증을 딴 후 제가 직접 재배한 딸기로 베이킹 체험을 하고 향초를 만드는 체험을 하며 하루라도 힐링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체험활동을 만들고 싶습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은요?
A> 점차 판매 부분을 온라인 판매로 늘려 가려고 합니다. 당일 새벽에 수확한 싱싱한 딸기를 바로 배송받을 수 있게 준비 중입니다. 체험하게 된다면 ‘마리 딸기가시나’ 농장으로 언제든지 놀러 오세요. 
  이제껏 재배기술을 익히는 것이 전부였다면 치유농업이 저에게는 1순위 관심사입니다. 이제는 기술을 안정화시켜 딸기 재배 하면서 치유농업도 같이 병행하려고 합니다. 추후에는 가공품도 개발해서 점차 저의 사업을 확장해 나가는 것이 저의 앞으로의 5년 계획입니다.

 

진영 씨가 직접 키운 딸기 모종
진영 씨가 직접 키운 딸기 모종
포장하고 있는 진영 씨 농장에서 수확한 딸기
포장하고 있는 진영 씨 농장에서 수확한 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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