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 청년 인터뷰] 거창 청년 허윤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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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 청년 인터뷰] 거창 청년 허윤진
  • 강보배 시민기자
  • 승인 2023.01.09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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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기자 강보배

“거창에 문화 지원이 많으면 좋겠어요”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저는 거창에서 태어났고 19년 동안 거창에서 살다가 20살 때 서울 광운대학교 동북아문화산업학부에 진학해서 4년째 서울 생활을 하고 있는 24살 허윤진이라고 합니다. 

Q> 진로를 정하게 된 계기는요?
A> 저는 학생일 때 정해둔 꿈이 없었어요. 그저 공연에 대한 흥미가 살짝 있었는데 고등학교 1학년 때 페이스북에서 ‘청소년 축제 기획단 모집’ 공고를 보고 호기심이 생겨 지원해 졸업할 때까지 기획단 활동을 했습니다. 이 활동을 계기로 ‘공연을 기획하는 게 너무 재밌고 이 일을 하고 싶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어 공연 관련 학과를 알아보게 됐습니다.
  공연 기획 학과는 수가 적기도 하고 학과가 있는 복잡한 서울이나 무더운 대구로 나가는 게 싫어 쉽게 정하지 못하고 오래 고민을 했어요. 그러다 3학년 때 ‘대학 탐방’을 다녀오면서 생각하는 것보다 서울에서 경험할 수 있는 게 많다는 걸 깨닫고 원서 접수 6개월 전에 서울로 가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어요. 그래서 서울에 관련 학과가 있는 대학을 찾아 지원하게 됐습니다.

Q> 원하는 학과에 진학해보니 어떤가요?
A> 처음에는 광운대 동북아문화산업학과에서 동북아시아 중에서도 한국, 중국, 일본의 언어와 그 문화를 배워서 어떻게 문화 콘텐츠로 승화시킬지를 배우게 될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막상 진학을 해보니 한중일의 역사, 언어를 배우긴 하는데 문화 콘텐츠로 승화시키는 게 아니라 그냥 콘텐츠가 발전된 역사만 배우는 느낌이었어요.
  실질적인 공연 기획과 연출을 배우고 싶었는데 대학교에서 배우는 것과 달라서 혼란이 생겼습니다. ‘내가 이걸 계속하고 싶은 게 맞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대외 활동을 찾게 됐습니다.
  2020년에는 노원시립청소년미래진로센터 미디어 기획단으로 활동했어요. 그 경험으로 2021년에는 같은 곳에서 랜선마켓 기획에도 참여했어요. 또 2020년에 (사)청년과미래 ‘청년의날 콘서트’ 운영팀 팀원으로 일했는데 이후 2021년에도 ‘청년의날 콘서트’ 크리에이터페스티벌 단장까지 맡았습니다. 2022년에는 대학생 강연/문화 기획 그룹 드림포레스트에서 셀프브랜딩 강연, 유니브 엑스포 부스, 인간관계 강연 등 일 외에 관련 공모전에도 도전했습니다. 확실히 다양한 활동을 통해 실전 경험을 하다 보니까 ‘난 공연 연출을 더 잘하고 이 일을 계속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꾸준히 도전하고 있습니다.

Q> 거창에서 느끼는 장·단점은요?
A> 거창의 장점은 개인적으로 제가 타지역에 있다가 오랜만에 돌아왔을 때에도 마음이 편하다는 것입니다.
  부모님도 계시고 제가 오래 살아온 지역이기도 하고, 친구들과 약속을 잡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잖아요. 아무래도 고향이라 안정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입니다. 
  초등학생 때 거창문화센터에서 일요일마다 무료로 영화를 상영해서 엄마와 같이 보러 간 기억이 있어요. 어렸을 때 그런 추억이 남아있다는 게 참 좋았고 최근에 박완규 콘서트도 거창에서 볼 수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이렇게 공연과 전시를 볼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건 좋지만 도시에 비해서 문화를 접할 기회의 수가 확실히 적다는 게 단점이라고 생각해요. 게다가 제가 공연 기획과 연출에 관심이 많다 보니 거창은 그런 문화생활을 즐길 공간이 부족하다는 게 더 크게 다가와요. 거창에 돌아와서 친구들과 만나서 즐길 수 있는 게 없어서 아쉽습니다. 
  물론 예전보다 카페도 많고 당구장, 볼링장도 있지만 운동을 좋아하지 않는 저로서는 친구들과 만나면 카페, 식당, 술집 등 먹는 것에 대한 연속이라 많이 아쉽습니다. 
  그리고 제 또래가 갈만한 옷 가게가 없어요. 온라인 쇼핑몰이 편하긴 하지만 직접 옷을 입어 보고 사는 게 익숙해서 고등학생일 때는 대구로 나가서 쇼핑했던 기억이 있어요. 거창에 살 때는 그런 점이 좀 불편했어요. 
  또 단점이라고 하면, 서울에 있는 대학교에 가고 나니 명절이나 방학 때 거창에 내려오기에 교통편이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대학 친구들과 이야기하다가 제 집이 일본보다 멀다고 농담한 적도 있어요. 서울에서 거창으로 가려면 비행기, 기차로 갈 수 없고 무조건 버스밖에 없으니 그런 점이 많이 불편하고 단점이라고 생각합니다.

Q> 청년 관련하여 희망 사항이나 바라는 점이 있다면?
A> 청소년과 청년들이 부담 없이 전시, 공연을 볼 수 있는 문화 지원이나 복합 문화 공간이 더 생긴다면 좋을 것 같아요. 청소년의 경험과 시각을 늘려줘야 청소년들이 발전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제가 청소년 시절에 거창의 문화 지원이 부족해서 아쉽다고 직접 느끼기도 했고 지금 제가 서울에서 문화를 접할 기회가 많다는 사실 하나로도 거창보다는 서울에 있고 싶다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제가 학생들이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기술을 배우고 체험해 볼 수 있는 센터에서 일을 했었는데, 일을 하면서 확실히 요즘은 자신의 재능과 관심사를 찾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 굉장히 많다는 걸 느꼈어요.
  거창에서도 교육열이 높은 만큼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를 찾을 수 있는 공간과 프로그램을 많이 만들어준다면 좋겠습니다.

Q> 하고 있는 취미생활이 있다면?
A> 취미를 찾고 싶다는 생각은 항상 있어요. 하지만 우선 제가 한 가지를 오래 지속하는 걸 잘 못해요. 남들은 영화를 본다거나 운동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푼다고 하는데, 저는 그렇지도 않더라고요. 영화 감상을 즐기는 편도 아니고 운동도 좋아하지 않아요. 유일하게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이라고는 집에서 자는 것과 혼자 휴대폰으로 이것저것 하는 것입니다. 그 시간이 저에게 유일한 휴식시간이에요. 
  제가 집순이는 아닌데 작년에 일이 많아서 억지로라도 밖에 있어야 하는 기간이 많다 보니까 오히려 나가지 않고 집에서 쉬면서 치유되는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 자가격리하던 기간이 제가 2022년 중 제일 행복했던 순간이었어요.(웃음)
  아무것도 안 하고 있으면 불안해하는 분들도 있다는데, 저는 그 아무것도 안 하는 시간을 ‘이보 전진을 위한 일보 후퇴다’라는 말처럼 오롯이 자신에게 힐링하는 시간이라고 생각해요. 

Q> 앞으로의 계획은요?
A> 곧 일본으로 4주 연수를 준비하고 있는데 제 첫 해외여행이기도 해서 그 시간 동안 의미 있고 알차게 보내고 싶어요.
  2023년 올해는 무탈한 한 해를 보내는 것. 작년은 오로지 타인을 위해서 시간을 쓰느라 나를 전혀 돌보지 못했던 한 해였던 것 같아요. 올해는 나 자신을 위해서 그동안 해보고 싶었던 공연이나 전시회나 연극 쪽으로 일을 해서 경험도 많이 쌓으며 나를 좀 발전시켜보고 싶은 한 해입니다. 
  그리고 최종적으로는 아무래도 4학년이다 보니까 빠른 시일 안에 취업하는 게 목표입니다. 만약 일을 하게 된다면 음원 인기 차트 100위 안에 드는 그런 가수들을 섭외한 무대에서 음악공연 연출도 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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