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 청년 인터뷰] 거창 청년 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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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 청년 인터뷰] 거창 청년 이원
  • 한들신문
  • 승인 2023.01.26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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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보배 시민기자

기술을 나누는 미용인이 되고 싶습니다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저는 부산에서 태어났지만, 어릴 적부터 여러 지역을 다니다가 부모님이 거창에 정착하시면서 거창이 제2의 고향이 된 93년생 이원이라고 합니다. 최근에 타지에서 거창으로 돌아와 <더뷰헤어>숍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Q> 현재 직업을 갖게 된 계기는요?

A> 중학생 시절부터 머리 가꾸는 게 좋았어요. 제 머리와 친구들의 머리를 만져주면서 자연스럽게 아 나는 미용을 해야겠다라고 생각을 했어요. 미용 말고 다른 일에는 관심이 없었던 저는 무조건 미용을 해야겠다는 확신을 가지고 이 길을 걷게 되었습니다.

미용과 헤어에 관련된 공부가 재밌어서 어떻게 하면 미용 일을 빨리 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며 남들보다 빠른 취업을 목표로 도전했습니다. 서울로 올라가서 검정고시로 고등학교 졸업을 했고 그 후로 자격증 준비를 준비해서 빠르게 미용 자격증을 취득하게 됐습니다.

또 학원을 다녀 보니 대학에서 배우는 것과 현장인 헤어숍에서 배우는 것이 다르다는 걸 알았습니다. 또 대학 수업에서는 헤어 외에 메이크업 관련 수업과 대회용 수업이 많아서 따로 대학 진학을 하지 않고 경험을 쌓기 위해 서울과 대구 헤어숍에서 일을 하며 기술을 배웠습니다.

몇 년 동안 여러 숍에서 일을 배우고 경험을 쌓은 뒤에 거창으로 돌아와 더뷰헤어숍을 차렸습니다.

 

페이드컷 고객님과 함께
페이드컷 고객님과 함께

Q> 직접 운영을 해보니 어떠세요?

A> 헤어숍을 직접 운영하면서 방문해 주시는 고객들이 만족하는 모습을 보면 더 힘이 나요. 생각나는 에피소드를 말씀드리자면, 곱슬머리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던 분이 방문한 적이 있어요. 여러 미용실을 방문했음에도 만족스러운 결과를 못 얻고 오히려 이 정도가 최선이다. 더 이상은 안 펴진다.”라는 말을 늘 들었대요. 저는 기술을 알려주신 원장님에게 배운 대로 머리를 펴드렸거든요. 열펌을 잘하시는 원장님 밑에서 모발에 따른 약재와 적합한 시술법을 깊이 있게 공부했고 배운 대로 해드렸는데 손님이 마음에 든다며 너무 감사하다.”라고 얘기를 해주셨어요. 그때 더 많이 배워서 제대로 알고 시술을 해드려야겠다는 생각이 확고해졌습니다.

커트도 보통 헤어디자이너들은 이 머리는 이렇게(사진처럼) 늘 안 나온다’, ‘이 펌은 고데기라서 그대로 안 나온다고 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데 저한테 시술받은 손님들이 이렇게 원하는 그대로 나오는 게 신기하다.”라고 말씀해주셔서 저도 감사히 일하고 있어요.

그리고 네이버 예약을 받고 있다 보니 요즘은 리뷰 보거나 재방문이 많을 때마다 또 힘이 납니다. 이런 손님들의 후기 덕분에 정말 감사한 하루를 보내고 있고 앞으로도 더 깊이 있게 배우고 싶어서 헤어 교육 세미나를 많이 다니고 있습니다.

제 숍을 차리고 나서 미용에 대한 열정이 폭발해버린 것 같아요.(웃음) 그렇게 표현을 할 만큼 진짜 쉴 틈 없는 요즘입니다.

 

Q> 거창에서 느끼는 장·단점은요?

A> 처음엔 거창에 내려오면 할 게 너무 없다는 생각에 내려오기가 꺼려졌었어요. 그런데 일단 거창에 와서 살다 보니 거창이 다시 좋아지고 있어요.

우선 장점은 거창의 자연 친화적인 환경입니다. 공기가 맑고 다른 지역에 비해 자연재해의 피해를 덜 받고 있어서 안심이 돼요. 또 부모님이 거창에 계시기 때문에 마음이 편하고 지역사회 속에서 따뜻함도 느끼고 있어요.

반대로 단점은 거창에 청년 일자리가 적다는 거예요. 타지역에서 거창에 돌아오는 청년들은 창업이 아니고서는 일자리를 갖기가 힘든 것 같습니다.

주변의 경우만 봐도 거창에서 일을 하면 비정규직, 계약직만 뽑고 오래 일을 하더라도 정규직 전환이 잘 안되더라고요. 계약직으로 일하다가 끝나면 또 계약직을 뽑고 정규직 전환 없이 딱 계약을 종료시켜버리잖아요. 거창에서 살고 싶은 청년들이 안정된 일자리를 찾지 못해 거창을 떠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 큰 단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다 보니 저처럼 1인 숍을 운영하는 사람들이 함께 일할 사람을 구하고 싶어도 청년이 적으니까 구인도 어렵습니다. 지금 저도 함께 일할 좋은 동료를 구하고 있거든요. 저처럼 헤어 기술에 배움을 갈구하는 그런 청년이 있다면 함께 일하고 싶습니다.

 

Q> 청년과 관련하여 바라는 점이 있나요?

A> 첫째는 청년 일자리가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또 저처럼 작은 사업장을 운영하는 청년들은 직원을 한 명 고용하는 데 드는 인건비가 많이 부담되거든요. 창업 청년들이 직원을 고용할 때 인건비 지원이 있으면 좋겠어요. 그러면 청년 사업자는 열심히 사업을 키워서 앞으로 더 많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청년 근로자는 거창에서 더 탄탄하게 자리를 잡을 수 있으니 모두가 윈윈할 수 있지 않을까요?

이미 관련 지원 사업이 있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알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지원 범위를 확대해주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또 결혼이나 출산에 대해서 거창군이 많이 신경 쓰고 지원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청년들이 거창에서 결혼과 출산을 결심하기까지는 여전히 부족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신혼부부가 아파트를 마련하려고 해도 분양가가 3~4억까지 올라가니까 결국 대출을 받아야 하는데, 직장이 안정적이지 못한 상태에서는 대출받기도 쉽지가 않더라고요. 어떻게 지원해야 신혼부부가 거창에 정착할 수 있을지 세심한 고민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대출 관련해서 하고 싶은 말이 또 있는데, 제가 헤어숍을 준비하면서 청년 대출을 받으려고 하니 사업을 3개월 한 기록이 있어야 대출이 가능하다고 하더라고요. 많이 당황스러웠어요. 그러면 0에서 시작하는 청년은 대출을 못받는다는 뜻이잖아요. 창업 청년에게 필요한 대출은 사업을 처음 시작하는 청년을 위한 대출입니다. 그런 부분에 대해서도 제대로 지원이 되면 좋겠습니다.

 

이원 씨가 키우는 개 화심이와의 산책
이원 씨가 키우는 개 화심이와의 산책

Q> 취미가 있나요?

A> 제가 처음에 거창에 왔을 때 많이 외로워서 유기견을 한 마리 키우게 됐습니다. 종은 프렌치 불독이고 이제 3살이에요. 이름은 화심입니다. 원래는 미용실에 화심이를 데리고 있었는데요, 화심이를 보고 들어오시는 고객님도 있고 해서 화심이가 제 미용실의 마스코트 역할을 했어요. 그렇지만 미용실이다 보니까 머리카락이 많고 혹시라도 제품이 바닥에 떨어지거나 하면 강아지한테 좋지 않기 때문에 집으로 데려다 놨습니다. 쉬는 날에 화심이랑 놀아주고 산책하는 게 요즘 제 유일한 취미생활입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은요?

A> 앞으로도 세미나를 통해서 헤어 제품, 기술, 다양한 도구 활용 등을 많이 배우고 연습하여 실력을 키울 계획입니다.

디자이너로서는 제 미용실에 방문하신 고객님들과의 상담을 통해 머리에 대한 간지러운 부분(원하는)이 무엇인지를 잘 잡아내어 시원하게 긁어드릴 수 있는 디자이너가 되는 게 목표입니다. 또 저와 같이 배움을 구하는 분들을 위해서 제가 터득한 노하우를 잘 정리해서 교육 강의를 하고 싶은 목표도 있습니다.

제가 거창에서 일을 배울 때는 생각만큼 배우고 싶은 기술들을 많이 배우지 못했어요. 그러다가 대구에서 함께 일했던 안영희 원장님께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는데, 제자들을 많이 배출하셨어요. 그 많은 제자들이 다 자기 일을 하면서도 아직까지도 원장님께 감사 인사를 하러 오는 모습을 보면서 진짜 사제지간이란 저런 것이라는 느낌을 많이 받았거든요. 저도 역시 그 원장님을 찾아뵙고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도 그렇게 직원분들과 함께 돈만 버는 미용이 아닌 진짜 기술을 나누는 미용인이 되고 싶습니다.

 

더뷰헤어숍 주소 : 경상남도 거창군 거창읍 중앙로128-1 1

이원 씨가 운영하는‘더뷰헤어’숍 내부 모습
이원 씨가 운영하는‘더뷰헤어’숍 내부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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