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새미등산기#17 히말라야의 청정지역 랑탕, 코사인쿤터를 가다(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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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새미등산기#17 히말라야의 청정지역 랑탕, 코사인쿤터를 가다(3)
  • 한들신문
  • 승인 2023.07.24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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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강재성
새벽에 떠나 랑시사카르카를 향하는 대원들
새벽에 떠나 랑시사카르카를 향하는 대원들

트레킹 넷째날 : 꿈같은 이상향 랑시사카르카(4,125m)를 다녀온다

이번 트레킹의 하이라이트는 <랑시사카르카><코사인쿤더>입니다. 오늘은 랑시사카르카를 다녀오는 날입니다. <랑시사>는 지명 이름이고, <카르카>는 야크 집을 의미합니다. 새벽 일찍 컴컴한 새벽길을 랜턴을 켜고 나섰습니다. 평평한 길이라고는 하지만 오늘 하루 왕복 24km를 걸어야 하니 빨리 서둘러야 합니다. 점심을 싸 들고 포터와 가이드 우리 일행 8명이 소풍 가듯 계곡으로 들어갔습니다.

랑시사카르카 종점 룽다만 펄럭인다
랑시사카르카 종점 룽다만 펄럭인다

계곡은 넓은 평원을 따라 펼쳐져 있고 길은 완만하였지만, 고도가 4,000m가 넘어 숨쉬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풍경이 장난이 아닙니다. 오른쪽으로 강물이 얼어 은빛을 발하며 굽이쳐 흐르고 그 위쪽에 만년설을 머리에 인 6,000m급 설산들이 끝없이 펼쳐져 있습니다. 게다가 야크들이 곳곳에서 한가롭게 풀을 뜯고 있습니다. 간혹 돌로 쌓은 야크 집 울타리도 보입니다. 야크들은 비가 오면 비를 맞고 눈이 오면 눈을 맞고 해가 뜨면 뜨는 대로 달이 뜨면 뜨는 대로 자연에 순응하며 살아갑니다. 주인들은 가끔 찾아와서 야크들의 안전만 확인하면 됩니다. 그야말로 랑시사카르카 계곡은 인간이 꿈꾸는 이상향 같습니다.

 

캉진리에서 바라본 리웅빙하
캉진리에서 바라본 리웅빙하

다시는 갈 수 없는 꿈같은 계곡, 이런 길을 우리는 걷고 또 걸었습니다. 드디어 5시간 만에 목적지에 도착하였습니다. 목적지에는 별다른 시설도 없고 룽다(경전을 새긴 깃발)만이 펄럭이고 있었습니다. 길은 계속 이어져 있지만 우리는 여기서 멈추어야 했습니다. 계속 가면 무엇이 있을까요? 가이드 말에 의하면 계곡 끝 고개를 넘으면 바로 티벳으로 연결된다고 하네요.

여기에서 싸가지고 간 도시락을 먹었습니다. 감자, 계란, 네팔 빵, 뜨거운 핫밀크. 기가 찬 소풍이었습니다. 따뜻한 햇볕에 배낭을 메고 누워서 일광욕을 즐겼습니다.

이제 내려가야 합니다. 5시간을 걸어야 합니다. 녹초가 된 몸으로 캉진콤파로 돌아왔을 때는 이미 땅거미가 지고 어둠이 내려앉았습니다.

 

트레킹 5일째 : 캉진콤파에서 고라타벨라까지

오늘은 새벽 630분에 출발했습니다. 캉진리(4,550m)를 오르기 위해서입니다. 캉진리는 캉진콤파 바로 뒷산입니다. 캉진리는 엄청 가팔라서 지그재그 길을 천천히 올라야 했습니다. 고도가 4,000m가 넘는지라 발걸음이 엄청 무겁습니다.

캉진리는 랑탕지역의 설산을 바라볼 수 있는 최고의 전망대입니다. 뒤쪽으로 랑탕리웅(7,225m)설산이 손에 잡힐 듯 가까이 보이고 그 아래쪽에 계곡을 따라 흐르는 리웅 빙하도 한눈에 보입니다. 빙하는 눈이 계속 쌓이면 압력을 받아, 지면 층이 녹게 되어 조금씩 아래로 이동하게 된다고 합니다. 하루에 수cm~수십cm까지 이동한다고 하네요. 우리가 이 거대한 빙하를 볼 수 있다니 참 행운입니다. 오른쪽으로 유브라(6,264m), 얄라피크(5,500m), 모리모토(6,150m)산이 펼쳐져 있고 앞쪽에는 캉젠포(6,378m)가 우람하게 버티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 장엄한 풍광을 바라보며 4,550m 캉진리에서 아침 도시락을 먹었습니다. 네팔 빵, 계란, 핫밀크를 먹고 3시간 만에 하산하였습니다.

강진리 정상에서 조대장과 함께
강진리 정상에서 조대장과 함께

캉진콤파에서 점심을 먹고는 이틀 동안 머물면서 정들었던 이곳을 뒤로 하고 하산했습니다. 캉진콤파는 너무도 평화롭고 빼어난 경치에 떠나기가 아쉬웠습니다. 하산 길은 쉽고도 빨랐습니다. 올라왔던 길을 다시 내려가야 합니다. 하지만 가도 가도 끝이 없습니다. 이날도 새벽부터 걸어서 10시간 넘게 걸었습니다. 녹초가 되어서 날이 어둑어둑해지는 저녁 무렵이 되서야 고라타벨라(2,972m)에 도착했습니다. 그런데 고라타벨라의 화장실은 특이했습니다. 물이 풍부해서인지 화장실에는 물이 계속 흘러 배설물이 그대로 떠내려갑니다. 그래서 냄새도 나지 않고 정말 깨끗합니다. 대부분의 화장실은 물통이 있고 큰 볼일을 보고 나면 손으로 뒤를 씻어 냅니다. 나도 그렇게 해 보았습니다. 아주 상쾌합니다. 오늘은 요란한 물소리를 자장가 삼아 들으며 곤한 몸을 침대에 뉘었습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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