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취재-환경3] ‘일회용품 제로 도시 인천’, 자원순환 정책도 ‘다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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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취재-환경3] ‘일회용품 제로 도시 인천’, 자원순환 정책도 ‘다양’
  • 박재영 기자
  • 승인 2021.11.15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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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무 청사’로 공무원의 솔선수범 강조
배출부터 재활용품 선별하는 ‘자원 관리사’ 눈길

※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점심시간이 거의 끝나갈 무렵 인청시청 앞. 시청 직원들이 흰색 컵을 들고 서둘러 청사로 들어갔다. 개인용 컵이라고 하기엔 많은 직원들이 들고 있었으며, 포장용 컵이라고 하기엔 재질이 달랐다. 이 컵은 인천시청 직원들이 사용하는 다회용 컵이었다.

▲인천시청에서 사용하는 다회용 컵
▲인천시청에서 사용하는 다회용 컵

 

인천시, 3 무(無) 청사 선포
  인천시는 지난 2020년 10월, 1회 용품 제로 도시 인천을 선포했다. 그리고 2021년 2월, 가장 먼저 시행한 정책 중 하나가 ‘3 무(無) 청사’였다.
  3 무 청사는 ‘일회용품’, ‘자원낭비’, ‘음식물쓰레기’가 없는 친환경 청사로 인천시의 모토다. 시청은 정문 기둥에 현판을 달고 청사 내 일회용품 사용과 반입을 전면 금지했다. 일회용품이 포함된 배달음식은 출입구에서 제지된다.
  이 같은 시책으로 시청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이 흔히 사용하던 포장용 컵 대신 시에서 제공하는 다회용 컵을 이용하고 있다. 인천시청 담당자는 “많은 직원들이 불편해하지만,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대책”이라며 “아직 일부 커피 전문점의 일회용품을 사용하기는 하는데 많이 개선됐다.”라고 전했다.
  또, 사무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개인용 쓰레기통도 없앴다. ‘쓰레기통이 있으면 분리배출이 되는 재활용품도 그냥 막 버리게 되더라’라는 게 담당자의 설명이다. 쓰레기통을 없애고 각 층마다 분리배출함과 일반쓰레기통을 설치했다. 1층 식당 옆에는 개인용 컵 세척기도 설치했다.
  시청 담당자는 “공무원에게 혜택을 주는 게 아니라, 우리가 먼저 모범을 보이자는 취지”라며 “계속 말만 하지 말고 시스템을 만들어 실천하게 하자는 목표로 이 시책을 시행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가장 파격적인 것은 사업부서 내에 개별 홍보부서를 만들었다는 점이다. 인천시청에는 대변인실과 소통 기획담당관실 내에 홍보 부서를 두고 시의 정책을 홍보하는데, 자원순환과 안에도 ‘자원순환 홍보교육담당’을 뒀다. 여기에서는 자원순환 교육과 자원순환정책 온라인 홍보, 콘텐츠 제작 등을 맡고 있다.
  김진이 자원순환홍보팀 팀장은 “자원 재활용은 시민을 대상으로 하는 ‘홍보’가 가장 중요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사업부서 내에 홍보팀을 따로 두고 있다.”라면서 “온라인 홍보사업과 ‘초·중·고 줄여쓰 학교 대항전’과 같은 홍보 콘텐츠도 추진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인천시청 안에 걸린 현수막. 자원순환청사를 강조하고 있다.
▲인천시청 안에 걸린 현수막. 자원순환청사를 강조하고 있다.

 

시민들이 참여하는 캠페인도 추진
  시민들과 함께하는 자원 재활용 시책도 많다. 가장 호응이 좋았던 정책은 ‘플렉쓰 제로(PLEX ZERO : Plastic Flex Zero) 캠페인’이다.
  이 캠페인은 시민들이 직접 모은 ‘티끌 플라스틱’을 새활용 제품으로 제작해 되돌려주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시민들이 재활용되지 않은 작은 플라스틱을 일정량 모아 수거 거점에 전달하면 인하대학교 자원순환 동아리 ‘지구언박싱’이 세척 및 분류한 뒤 새활용한다.
  단순히 모으기만 하면 참여율이 떨어질 것 같아 시청은 참여자들에게 플라스틱 병의 라벨을 제거할 수 있는 자원순환 상품인 ‘플래닛 스틱’을 전달하고 있다.
  시청 담당자는 “1차에 예상 계획보다 3배가 넘는 시민들이 참여했고, 호응이 좋아 신한은행이나 CGV 영화관에서도 참여 의사를 밝혔다.”라며 “지난 8월부터 진행한 시즌2에도 많은 시민들이 참여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생활폐기물로 버려지는 커피 찌꺼기(아래 커피 박)를 재자원화하는 시책도 추진하고 있다. 인천시는 커피 박의 자원 선순환 모델을 구축하기 위해 현대 제철로부터 기금 출연을 받아 자활센터와 연계, 제품으로 만들게 됐다.
  인천시가 협약을 맺은 600개의 커피 전문점에서 커피 박을 수거해 자활센터로 보내 커피 박 제품을 만드는 시책이다. 커피 박으로 만든 제품은 화분과 벽돌, 연필, 점토 등 다양하다. 시는 이 시책을 통해 연간 660톤의 커피 박을 재순환시키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생협 매장과 연계해 페트병을 가져다주면 이음카드(지역화폐)에 포인트를 적립하는 정책과 음식물 쓰레기 자원기를 제공하는 정책, 복합재질인 어린이 완구류를 재활용하는 시범사업 등 다양한 시책을 추진하고 있다.

 

최고의 자원순환 정책, ‘자원 관리사’
  이 시책 중 가장 눈에 띄는 건 ‘자원 관리사’다. 재활용품 배출체계 개선사업의 일환으로 추진하고 있는 ‘자원 관리사’는 배출 단계에서 재활용품을 선별하고 시민들에게 올바른 배출방법을 알리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인천시는 올해 1,158명의 자원 관리사를 지원하고 있다. 자원 관리사는 주 4일, 하루 3시간 근무한다. 조건은 ‘해당 지역 거주자’로, 산책 겸 소일거리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자원 관리사의 업무는 간단하다. 각 빌라 단위에 배출된 재활용품을 깨끗이 선별해 자원 순환될 수 있도록 돕는 것. 거기에 제대로 분리수거가 되어 있지 않을 경우 배출한 시민을 찾아내 교육을 하고 협조를 요청하기도 한다.
  인천시 연수구청은 올해 총 128명의 자원 관리사를 고용했다. 이 인원이 빌라나 다세대주택에 설치된 고정식 분리수거대 약 3,000개소를 관리한다. 한 명당 약 23개소의 분리수거대를 관리하는 셈이다.
  실제 자원 관리사의 손길이 닿은 분리수거대 안에는 깨끗하게 분리된 재활용 쓰레기만 담겨 있었다. 일반쓰레기나 다른 분리수거 쓰레기는 혼입되어 있지 않았다.
  한들신문이 만난 자원 관리사 안갑순(65세) 반장은 ‘자원 관리사 정책 도입 이후 시민들의 분리배출 의식이 많이 개선됐다.’라고 설명했다. 안 반장은 연수 1동 14통에서 23개의 분리수거대를 관리하고 있다.
  안갑순 반장은 “처음에는 분리가 안되니까 힘들었다. 비닐에 페트병을 버리고 그랬는데, 빌라 주인을 만나 이야기를 하고 영업하는 가게를 들어가 과태료 안내도 했다.”라며 “그래도 분리배출이 안 되는 곳에는 분리수거 봉투를 일주일 정도 빼놓기도 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은 거리가 말끔해질 정도로 시민들이 분리배출에 동참하고 있고, 시행 초기 툴툴대던 분들도 오히려 분리수거대가 없어질까 봐 걱정하고 있다.”라면서 “예전에는 무단투기로 인해 지저분했는데, 지금은 깨끗해 뿌듯하고 자부심을 느낀다.”라고 말했다.
  연수구청 담당자도 “구청은 시설 기반을 마련한 거고 자원 관리사분들이 깨끗한 골목을 만들어주신 것”이라며 “흔히 재활용품 선별장에서는 ‘골라내면 재활용품, 못 고르면 소각’이라는 말을 하는데, 자원 관리사가 분리배출한 쓰레기는 구분할 필요도 없이 재활용돼 재활용률을 높여줘 자원순환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인천시청 관계자는 ‘의지만 있으면 시도해볼 수 있는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시청 관계자는 “정부가 탄소배출 저감에 대해 관심이 높고 이에 대한 지원 정책도 많이 마련하고 있다. 인천시도 환경부와 긴밀히 협조해 예산을 지원받아 사업을 진행하는 중”이라며 “거창에서도 관심을 갖고 준비한다면 환경부의 예산을 지원받아 다양한 자원순환 정책을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거창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쓰레기 배출 모습.
▲거창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쓰레기 배출 모습.

 

▲인천시에서는 흔한 분리배출함. 자원 관리사가 관리한다.
▲인천시에서는 흔한 분리배출함. 자원 관리사가 관리한다.
▲자원 관리사 안갑순 반장이 분리배출함에서 선별한 쓰레기를 보며 설명하고 있다.
▲자원 관리사 안갑순 반장이 분리배출함에서 선별한 쓰레기를 보며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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