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는 왜 민주당을 싫어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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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는 왜 민주당을 싫어하나?
  • 한들신문
  • 승인 2021.12.28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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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거창지회 초대 지회장 윤진구

20대 민심이 ‘국민의힘’ 당(이하 국힘당)으로 쏠리고 있다. 구체적인 정당 지지율은 여론조사마다 차이가 약간씩 있으나 대체로 2021년 상반기를 거치면서 20대의 국힘당 지지율이 민주당 지지율을 앞지르는 모양새다. 20대는 국힘당 대선 경선에서 홍준표 후보를 적극 지지하기도 했다. 2021년 11월 4주 여론조사에서는 20대 민주당 지지율과 국힘당 지지율이 10% 포인트 정도의 차이를 보인다. 정치권은 20대 민심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18살 고3 학생을 광주 지역 선거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으로 임명하고 국힘당 윤석열 후보는 청년 표심을 잡기 위해 후드티를 입고 청년들과 셀카를 찍으려 하는 등 청년층 공략에 힘을 쓰고 있다. 원래 20대~40대는 진보, 60대 이상은 보수 성향을 띠었다. 그런데 세대별로 굳어진 정치 경향을 깨고 최근 20대가 국힘당을 지지해 나서자 20대 민심은 정치권에서 가장 뜨거운 주제가 되었다.
  그렇다면 20대는 언제부터 국힘당 지지로 선회했나? 지나간 선거 관련 자료를 찾아보자. 2012년 18대 대선에서 20대는 KBS, MBC, SBS 3사가 한 출구조사에서 문재인 후보에게 65.8%, 박근혜 후보에게 33.7% 투표했다. 2017년 19대 대선에서는 문재인 후보에게 47.6%, 홍준표 후보에게 8.2% 투표했다. 즉 2018년까지만 해도 50%가 넘는 20대가 민주당을 지지했다. 20대는 민주당의 강력한 지지층이었다. 20대가 본격적으로 국힘당을 지지해 나선 건 2021년에 들어서면서부터다. 2021년 초 LH 직원이 업무상 취득한 정보로 부동산 투기를 했음이 밝혀지면서 부동산 문제가 사회를 휩쓸었다. 이 부동산 문제는 2021년 4월 보궐선거에서 국힘당에 압승을 안겨주었고 20대 속에서 국힘당 지지 흐름이 전면화되는 결정타로 작용했다.
  그렇다면 20대는 왜 국힘당을 지지하게 되었을까? 먼저 20대가 처한 상황을 살핀다. 문재인 정부의 가장 심각한 문제 중 하나가 부동산이다. 물론 부동산 문제는 이전에도 심각했다. 그래서 정치세력마다 자기가 부동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며 표를 구걸했다. 문재인 대통령 또한 부동산 문제를 반드시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2017년 8월 17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8.2대책은 역대 가장 강력한 대책이기 때문에 부동산 가격을 충분히 잡을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라고 장담했다. 부동산 가격이 이미 많이 치솟고 있는 상태였던 2019년 11월 국민과의 대화에서도 “부동산 문제는 정부에서 잡을 자신이 있다”라고 장담했다. 그러나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의 2020년 11월 11일 발표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출범 후 3년 동안 서울 아파트값 상승액은 이명박 박근혜 정권 9년 동안 상승한 금액의 4.5배에 달했다. 2021년 9월 3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으로 서울 3분위 가구, 3분위 주택의 연소득 대비 집값 비율은 18.5, 즉 18년 치 소득을 모아야 집을 살 수 있다는 의미다. 월급을 모아 집을 사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이런 현실에 20대는 절망했다. ‘어차피 돈을 모아도 집을 살 수 없는데 돈을 모아서 뭐하나. 이럴 바엔 어차피 한 번 사는 인생, 돈을 흥청망청 쓰자’고 생각하게 됐다. 그래서 생긴 것이 바로 욜로(You Only Live Once. 인생은 한 번뿐) 문화다. 집 문제는 20대의 미래를 앗아가고 20대를 절망으로 몰아넣은 결정적 요인이다. 
  지금은 취직하기가 너무 어렵다. 옛날에도 취직하기가 힘들다는 이야기가 나오곤 했지만 40대, 50대가 사회에 나올 땐 취직난이 이렇게까지 심하진 않았다. 취직난이 극심해지게 된 계기는 1997년 IMF사태다. 비정규직이라는 개념이 보편화된 것도 IMF사태 때문이다. 시장이 개방되고 외국 자본이 한국 경제를 잠식해가자 국내 자본가들은 외국 자본에 빼앗긴 이윤을 충당하고자 노동자들을 더욱더 쥐어짰다. 그래서 자본가들은 정규직을 비정규직으로, 비정규직을 알바로 대체했다. 제대로 된 일자리는 없고, 있는 거라고는 비정규직, 파견직, 기간제, 알바뿐이다. IMF사태 이전까지 정규직이었던 일자리가 이제 물류 알바, 배달 알바 같은 하루짜리 초단기 알바로 변했다. 또한 대학생들은 비싼 등록금을 내지 못해 대부분 학자금 대출을 받는다. 이 때문에 대학을 졸업한 후 힘들게 취직해도 몇 년 동안 일을 해서 수천만 원에 달하는 학자금 대출을 갚으면 그제야 맨주먹으로 시작할 수 있다. 
  지금 20대는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출발선부터 현재의 40대, 50대가 젊었을 때와 전혀 다르다. 40대, 50대는 사회생활을 시작할 때 희망이 있고 앞으로 어떻게 살지 자기 인생을 설계할 수가 있었다. 그러나 지금 20대는 극도의 경쟁 속에 학창 생활을 끝냈더니 사회에 들어서자마자 넘지 못할 벽을 마주하고 절망감에 빠진다. 20대는 자신의 절망적인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박근혜, 최순실에게 맞서 촛불을 들었다. 그리고 자신의 문제를 해결해주길 기대하며 문재인 정부를 탄생시켰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오히려 20대의 삶을 나락으로 떨어뜨렸다. 그러니 문재인 정부에 대한 20대의 반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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