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 청년 인터뷰] 거창 청년 김희준
상태바
[거창 청년 인터뷰] 거창 청년 김희준
  • 강보배 시민기자
  • 승인 2022.04.08 10: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거창에서 제 삶의 행복지수에 만족합니다”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저는 김희준이라고 합니다. 85년에 거창에서 태어나서 초·중·고를 모두 나왔습니다. 대학교는 대전으로 진학한 후에 군대를 전역하고는 중국으로 유학 갔다가 2012년 광복절에 한국으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현재는 거창에서 영어, 수학, 중국어를 가르치는 학원을 10년째 운영하고 있습니다.

Q> 어떻게 유학을 가시게 되었나요? 
A> 제가 군 복무를 공군에서 했습니다. 항상 같이 움직이는 사람 약 60명 중에 40명 정도가 해외에서 생활한 경험이 있거나 해외에서 살다가 군 복무 때문에 한국에 들어온 사람들이었습니다. 여러 나라에서 일했던 사람들과 함께 하다 보니 저도 막연하게 ‘제대를 하면 어학연수를 가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제대 후 중국으로 가게 된 것입니다. 
  중국에서 어학연수 신입생들을 관리해 주시는 교수님 한 분이 저에게 ‘본과를 다녀 보지 않겠나’라는 제안을 해주셨는데, 어학연수 후에도 중국어를 계속 공부할 것을 생각하여 급하게 시험을 치고 본과에 입학해 유학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중국에서는 땅이 넓은 만큼 학교도 많아서 대표적인 학교 202곳이 있는데 그 학교들 중 제가 다닌 학교는 화교 학교라는 특징이 있었습니다. 중국인뿐만 아니라 홍콩, 싱가포르, 베트남 이렇게 동남아 학생들이 많이 다녔습니다. 덕분에 학교 다니면서 저도 아시아 친구들을 많이 사귀었죠. 유학 생활 자체도 재밌었지만 중국에서의 그 5년은 제 생각을 많이 바꿔준 좋은 시간들이었습니다. 

Q> 거창으로 돌아온 계기가 있을까요? 
A> 본과를 선택하고 보니 이제 ‘나는 여기서 내 삶을 펼칠 것이다’라는 계획이 생겼습니다. 회사에서 인턴생활도 해보고 4학년 때는 창업도 해보다가 또 현지 채용이 되어서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근데 일을 하다 보니 출신에 대한 제약이 많다는 게 느껴지고 육체적, 정신
적으로 너무 힘들어졌습니다. 큰 도시가 주는 행복감이 점차 사라질 때쯤 어머니께서 찾아오셨죠. 당신께서는 내 밑에서 일을 배워서 ‘네가 학원을 했으면 좋겠다’고 권유하셨습니다. 저에게는 인생의 큰 갈림길이 생겨서 두 달 정도 고민하다가 광복절에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Q> 학원을 운영하기 위해서 따로 준비하신 게 있으셨나요?
A> 사실 학원이라는 업종이 전문대 이상 졸업증만 있어도 강사가 가능할만큼 문턱이 낮습니다. 그렇다보니 저는 ‘이게 좀 문제가 있다’라고 생각했고 교육에 관련돼서 전공을 한 게 아니라서 전문성에 대한 갈증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매주 서울에 있는 ‘공자학원’을 6개월 정도 다니며 중국어 선생님이 되는 자격증을 땄고 또 전문적으로 학생들을 교육하는 방법과 학원 운영에 대한 것을 배우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한 3~4년 동안은 도시로 매주 교육 방법에 대한 강의를 들으러 다녔습니다.  
  그리고 고려대 경영대학에서 학원 경영자과정 수업도 들었습니다.

Q> 10년째 일하고 계시는데 학원만의 특별한 매력이 있나요?
A> 우리가 어렸을 때부터 꿈(직업)에 대한 고민을 하잖아요? 저는 혼자서 연구하는 것보다 같이 일을 하고 누군가와 같이 결과물을 만들어내어서 그 결과물에 대한 피드백을 받는 걸 좋아합니다. 그런 부분에서 학원을 운영하면서 동료 선생님들과 함께 수업 커리큘럼(교육과정)을 짜고 피드백을 주고받는 것이 만족스럽습니다. 학원은 한 아이가 잘 되려면 나와 학부모님, 그리고 같이 일하시는 선생님들과 주변 사람들이 모두 합심을 해서 그 아이가 나아질 수 있도록 노력을 합니다. 그 결과가 빨리 오지는 않기 때문에 인내가 조금 필요하긴 합니다. 
  또한 친구들의 경우에는 직장에서 이제 어느 정도 직책이 있다 보니 알게 모르게 다들 꼰대가 되어가더라고요. 저도 선생님이기 때문에 누군가를 가르치는 입장이라서 잘못된 부분을 지적하고 고쳐주는 부분에서는 어느 정도 꼰대 기질이 있겠지만 그래도 아이들과 함께 지낸다는 부분에서는 생각이 유연해지고 좀 천천히 늙는 것 같습니다.

Q> 거창만의 장점이 있다면 뭐라고 생각하세요?
A> 제가 중국에 있을 때 레저 활동 같은 것들에 재미를 느꼈었는데, 거창에서도 30분 정도면 무주 스키장에 갈 수 있습니다. 또한 합천댐으로 가면 수상 스키 웨이크보드를 탈 수 있습니다. 레저 활동을 쉽게 즐길 수 있다는 지리적 이점이 있고요. 또한 도시에 비해 적은 돈으로도 기본적인 생활 유지가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거창 내에서 내 삶을 풍요롭게 할 수 있는 자원들을 쉽게 구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Q> 거창에서 바뀌었으면 하는 단점은요?
A> 주차 문제가 심각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학교 운동장을 저녁에 공공주차장으로 활용하는 방법을 생각해 보면 좋을 것 같아요. 또 다른 차원에서는 학원차량뿐 아니라 학부모님들이 아이들 등하교를 할 때도 차로 하게 되니 학교에서 운동장을 개방해 주면 아이들이 안전하게 차량을 이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학교에서 이런 차원에서 협조를 하면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또 거창에서 취미 이상으로 직업과 관련된 뭔가 배우고 싶은데 생각보다 배울 만한 데가 많이 없습니다. 그래서 거창에 주말반이 있는 직업학교가 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Q> 요즘 취미나 활동하시는 게 있나요?
A> 거창은 제 고향이고 제가 앞으로도 살아갈 곳이기에 부족하겠지만 조금이나마 거창이 더 나은 곳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거창청년네트워크 2기’ 대표로 활동 중입니다. 그리고 요즘 인테리어를 하는 게 재밌더라고요. 학원을 이사하면서 필요한 인테리어를 생각하고 행동으로 옮기려고 하다 보니 목공 쪽에 관심이 생겼습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요?
A> 거창청년네트워크 활동을 통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어서 흔적을 남길 수 있는 그런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일정이 맞으면 새로 관심을 갖게 된 목공에 관련된 공부나 자격증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는 지금 제 삶의 행복지수에 만족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쭉 이대로 살고 싶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