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 청년 인터뷰] 거창 청년 유애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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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 청년 인터뷰] 거창 청년 유애란
  • 강보배 시민기자
  • 승인 2022.07.18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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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기자 강보배

“휴가철 다른 관광지로 떠날 필요가 없어요”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거창에서 태어나서 위천면에 살고 있는 24살 유애란입니다. 위천초등학교, 위천중학교를 다녔었는데 위천중학교는 폐교되어 지금 그 자리는 연극고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고등학교는 아림고등학교를 다녔고 지금은 전주대학교에서 물리치료학을 전공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방학기간 동안 거창에서 안전요원 일을 하고 있습니다.

Q> 지금의 전공을 선택한 계기가 있었나요? 
A> 제가 고등학생일 때는 좋은 영양사가 되고 싶다는 꿈이 있어서 식품영양학과를 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과목을 배우다 보니 저랑 좀 적성이 안 맞는다고 느끼게 되어 ‘늦기 전에 빨리 반수를 해야겠다’ 생각했어요. 그래서 적성 검사부터 시작해서 고등학교 3학년 때 반장을 하며 친하게 지냈던 담임 선생님께 진로 상담도 다시 받아 찾아본 과가 물리치료학과였습니다. 
  예전에 식품 영양을 공부했던 것보다 공부량이 더 많아 힘이 들기는 한데, 지금 제가 다니고 있는 학교가 지역 사회에 봉사하는 활동으로 직접 환자들을 치료하는 프로그램을 하고 있어 신경계 환자들 뇌졸중 환자들, 척수마비 환자분들 치료를 직접 일주일에 한 번씩 재활 치료해 드리면서 책임감과 사명감도 생기고, 환자들이 발전해 나가고 점점 좋아지는 모습을 보면서 뿌듯함을 느끼며 배우고 있습니다.

Q> 지금 하고 있는 일은 어떻게 하게 되었나요? 안전요원 일을 하며 생긴 특별한 경험담이 있다면 들려주세요.
A> 마을 이장님과 부모님을 통해서 안전요원 일을 알게 되었어요. 마침 제가 20살 때 수상안전요원을 한 경험이 있었습니다. 수당을 받는 해수욕장 수상안전요원과 달리 계곡 안전요원의 경우 최저임금 수준이기도 하고 2~3개월이라는 단기성, 계곡이라는 지리적 특성상 계속 땡볕에 있어야 하기 때문에 지원하시는 분이 적다고 합니다. 그래서 계곡 안전요원 같은 경우에는 현재는 특별한 자격요건 없이 지역주민이 참여할 수 있습니다. 
  대학생 같은 경우에는 단기 알바를 구하기가 어려운데 방학기간과 근무기간이 맞아 단기로 하기에 좋았고 육체적 업무의 강도가 낮고 다른 일들을 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좀 있는 편이라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위천에만 이 업무가 있는 게 아니고 계곡에 있는 다른 동네에도 수영할 수 있는 곳은 다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면마다 읍에서도 뽑는다고 알고 있습니다. 
  일단 제가 근무하는 장소는 <진동암 소공원>이라는 곳입니다. 이곳은 거창 지역 분들보다는 외지분들이 많이 오는데 “저희가 저 광주(혹은 대구 등 타 지역)에서 왔는데 여기 물 깊어요?” 이렇게 물어보는 분들이 많으셔서 자연스럽게 알게 됩니다. 이곳에서는 물놀이 하러 오는 사람들도 많긴 하지만 낚시를 하거나 고디 잡는 사람들도 되게 많습니다. 
  이곳엔 쓰레기통이 없어서 사람들이 다녀가면 상당히 지저분해질 것 같았는데 생각보다 방문하시는 분들이 쓰레기를 버리고 가지 않고 잘 수거해가서 좋은 시민 문화를 많이 보게 된 것이 의외였습니다.

Q> 거창에 살면서 느낀 장단점이 있다면?
A> 거창은 다른 지역보다 버스비가 싸요. 버스비가 학생 500원, 어른 1,000원입니다. 원래는 거창에서 월성까지 추가요금이 붙어서 3,000원까지도 했었는데 군에서 지원을 해줘서 요금을 통일하고 대신에 환승비만 100원이 붙습니다. 
  그리고 자연 관광지를 찾아 멀리 놀러 갈 필요가 없어요. 장비들을 이고 지고 굳이 휴가를 멀리 갈 필요가 없이 가까이에 좋은 계곡과 산을 방문할 수 있다는 게 좋습니다.
  특히 아기들과 방문하기 좋은 곳으로는 계곡 바닥에 모래가 있는 수승대가 제일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단점도 버스 관련된 건데 막차 시간이 너무 이르다는 것입니다. 오후 6시 50분이 마지막 버스여서 읍으로 나오면 딱 볼일만 보거나 혹은 6시 50분 전에는 일을 다 끝내고 버스를 타러 가야 됩니다. 그래서 사실 친구들과 저녁 약속을 잡기도 힘들죠. 거창의 카페나 문화 시설은(술집 외) 10~11시면 영업이 끝나니까 그 시간에 맞춰 심야버스 하나만 더 있어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거창은 어르신들도 많고 위험한 상황이 많은데 의료시설이 조금 열악하다고 생각됩니다. 가까운 예로 제 친구 어머니가 연골이 찢어졌는데 거창 A 병원에서는 발견을 못하고 그냥 ‘인대 늘어났다’면서 보냈다고 해요. 근데 나중에 너무 아프니까 양산에 있는 큰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으셨는데 연골이 찢어졌다고 합니다. 그래서 수술받고 아직 입원 중이시라고 들었습니다.
 
Q> 거창에서 청년 관련하여 바라는 점이 있다면?
A> 청년들이 여가 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전시회, 연극, 뮤지컬 등을 관람할 수 있는 시설이 늘어난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지금 전시나 공연 쪽은 사실 연령대가 좀 높게 느껴져요. 청년층이 공감할 만한 미술관 전시가 없어서 오히려 울산, 부산, 대구로 나가게 되는 것 같습니다.
  최근에 서울 디뮤지엄에서 열린 <어쨌든, 사랑 Romantic Days>이라는 전시를 관람했었습니다. 그 전시는 k-콘텐츠를 대표하는 만화 거장들, 외국의 다양한 지역에서 활동하는 80-90년대 출생 청춘 포토그래퍼 군단, 세계적인 브랜드 일러스트레이터와 설치작가 등 23명의 아티스트의 작품 300여 점을 사랑이란 주제로 보여주는 전시였습니다. 예술을 하지 않는 사람들도 다가가기 쉽고, 뚜렷한 주제로 인해 관람객들이 각자만의 사색도 즐기고 사진 찍기에도 좋았습니다. 거창에서도 청년들이 관심 가질 만하고 좀 더 인플루언서(영향력있는 사람)들의 전시회나 뮤지컬들을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Q> 추천하고 싶은 취미나 특기가 있나요?
A> 제가 체력이 너무 부족하다고 느껴서 등산이나 테니스, 골프를 배워보고 싶습니다.
  등산은 시간 날 때 친구들이랑 한 번씩 가고 있는데 어떤 날은 등산을 하고 내려가다 속도 조절을 못 하고 발 앞쪽으로 충격이 가서 발톱도 빠진 적도 있어요. 등산하면서 다치기도 하고 올라갈 때마다 힘들지만 정상에 올라가면 그 뿌듯함, 성취감, 해냈다는 기쁨과 정복감을 느낄 수 있어서 좋습니다.
  또 ‘플로깅(plogging)’이라고 ‘달리기하며 쓰레기를 줍는 운동’이 있는데, 이번에 친구들과 쓰레기 주우면서 등산을 해봤거든요. 운동도 되면서 환경도 지키는 좋은 활동이라고 생각해 다른 분들에게도 추천하고 싶습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은요?
A> 제가 지금 3학년이기 때문에 우선 무사히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 국가고시에 합격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리고 4학년이 되기 전 겨울방학 때, 이번에 아르바이트로 번 돈으로 한 달 정도 유럽 여행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아는 언니가 한 달 유럽 여행을 다녀왔는데, 파리와 독일에서 너무 좋았던 경험을 말해줬어요. 특히 독일에서는 크리마스에 상점이나 음식점 등 문을 여는 곳이 없고 그 전날에 장을 봐서 집에서 크리스마스 파티를 한다고 하는데, 저도 유럽에서 크리스마스를 보내고 싶은 로망이 있어서 꼭 이번 겨울방학에 유럽 여행을 다녀오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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