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 청년 인터뷰] 거창 청년 허유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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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 청년 인터뷰] 거창 청년 허유빈
  • 강보배 시민기자
  • 승인 2022.11.30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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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기자 강보배

“거창의 깨끗한 환경을 오래 지키고 싶어요”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저는 거창에서 나고 자란 2000년생 허유빈이라고 합니다. 현재 진주에 있는 경상국립대학교 축산생명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이고 대학원 진학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Q> 축산생명학과를 가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A> 부모님이 축산업을 하고 계시지만 부모님의 직업 환경에 영향을 받아서 전공을 선택한 건 아니에요. 그냥 자연스럽게 생명과학 쪽에 관심이 많이 갔었고 중학교 때는 의료직에 종사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특히 의약품을 통한 치료보다 세포치료에 더 관심이 가서 관련 전공을 찾아보기 시작했습니다.
  축산생명학과에서도 세포치료에 관련된 연구가 이루어진다는 걸 알게 되었고 관심 분야와 제 수능 성적을 두고 타협을 하고 보니 경상대 축산생명학과로 진학하게 됐습니다.
  보통 치료를 한다고 하면 약을 먹는 치료를 많이 생각하시는데, 제가 공부하고 있는 분야는 세포를 이용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혈관에 비정상적인 세포들이 발견되었을 때, 실험실에서 정상적인 세포를 배양·이식하여 혈관을 구성하는 세포가 정상적인 세포로 바뀔 수 있게끔 유도하는 거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처음 학과에 들어왔을 때 약간 실망하기도 했었습니다. 원래 관심 있던 <발생학>, <생화학> 같은 걸 배울 때는 너무 재밌었는데 <초지학>, <사료영양학>이나 <동물경영학> 같은 수업을 들으니 적성이 아닌 건 알겠더라고요. 대표적으로 얘기하자면 ‘어떻게 사육해서 어떻게 좋은 고기를 만들 수 있는가?’, ‘축산을 통해 어떻게 돈이란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가?’ 같은 것들에 대해서도 공부를 하는데, 저는 그쪽 분야에 전혀 관심이 없어서 학기 초반에는 그런 수업을 기피하기도 했습니다. 오히려 관심 없었던 수업을 듣다 보니 저는 정말 동물세포 연구에만 관심이 있다는 걸 깨닫게 되었어요. 
  3학년 때, 번식 및 세포분화와 관련된 실험실에서 학부 연구생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담당 교수님의 주요 연구가 돼지의 세포(수정란)를 다양한 기관으로 분화를 시켜 인간에게 적용시키는 것이었습니다. 관심 분야였던 ‘재생 치료제’ 분야와 잘 맞는 걸 느낄 수 있었고 ‘이 학과 오기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Q> 거창서 느낀 장·단점이 있나요? 
A> 도시와 비교했을 때 교통은 불편하고 택시비는 너무 비싼 것 같아요. 그리고 제가 어릴 때에는 문화생활에 대해 부족하다고 느껴서 곧잘 친구들과 대구로 놀러나가곤 했습니다. 
  요즘 거창에 카페가 참 많이 늘은 것 같아요. 친구들과 만나면 카페와 식당을 간 이후에 갈 곳이 없어 다시 카페로 가게 됩니다. 그리고 9시만 돼도 너무 깜깜하잖아요? 성인 돼서 와 보니까 ‘아, 진짜 시골이구나’를 느꼈었던 것 같아요. 반대로 그래서 장점인 게 거창에서 별이 잘 보인다는 것입니다. 어릴 적 할머니 댁에 살았을 때 밭 근처에 보따리 펴고 누워있으면 별똥별들이 확 떨어지곤 했습니다. 삼촌이 천체 망원경도 선물해 주셨어서 맨날 보름달도 보고요. 지금도 그때의 기억이 너무 좋습니다. 계곡도 많고 별 보기 좋아 캠핑이나 글램핑 하는 취미를 가진 사람들이 놀러 오기에 좋은 환경인 것 같아요. 
  자연환경과 거창에 농어촌 전용이 있는 게 거창의 장점인 것 같습니다.

Q> 청년으로서 거창에 바라는 점?
A> 제가 잘 모르는 걸 수도 있지만 거창에서 저희 또래 친구들이 안정적인 취직을 하고 살 만한 일자리가 없는 것 같습니다. 일자리를 떠올리면 아르바이트 자리 아니면 공무원 합격해서 발령을 받는 것 밖에는 생각이 안 나서 ‘거창에서 내가 먹고산다면, 어디서 어떻게 취직을 해서 먹고 살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쓰레기 문제. 오토바이나 그린씽 바구니에 쓰레기가 차 있는 모습을 지나다니면서 보면 싫긴 하죠. 길가에 다니면서 쓰레기도 엄청 많이 버리고 길가에 쓰레기통이 없는 게 문제인 것 같습니다. 저도 길을 다니면서 쓰레기통이 없으니까 주머니에 넣고 집에 가서 버리고 이런 경우가 많습니다. 또 분리수거 같은 게 잘 안되는 게 좀 문제이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요새 환경 관련 기사를 읽고 나니 그런 것들이 더 눈에 띄어요. 거리에 쓰레기통을 만들고 사람들이 환경을 좀 더 생각해서 분리수거가 잘 되면 좋을 것 같습니다.

Q> 추천하고 싶은 취미가 있나요?
A> 대학교에서 테니스 동아리에 들어갔는데 재밌어서 방학 때 거창에 들어와 엄마한테 ‘테니스 배우고 싶다’고 그랬더니 스포츠 파크랑 현대 아파트 쪽에 테니스장이 두 개 있다고 알려주셨습니다. 거창에서 테니스를 배울 수 있을 곳이 있을 거라고 생각을 못 했었거든요.
  그 뒤로 스포츠파크에서 2학년 때부터 방학 때마다 와서 배우고 있습니다. 방학에만 배우다 보니 실력은 제자리이긴 한데 그래도 재밌는 것 같아요. 최근에 통학을 하고 있어서 수업이 있는 월, 화, 목, 금에 20분씩 나가고 있습니다. 선생님도 잘 가르쳐주시고 같이 배우는 분들도 친절합니다. 공감대가 있는 또래 친구도 많아져서 같이 수업을 하면 더 좋을 것 같아요.
  수영 수업은 홈페이지에 잘 어 있는데 테니스는 그렇게까지는 안 돼 있던 것 같아요. 저도 테니스를 배우고 싶어서 직접 테니스장을 찾아와 수업을 등록했었습니다. SNS나 홈페이지를 좀 잘 관리해서 테니스에 관심 있는 분들에게 홍보가 된다면 수업도 늘어나고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테니스장 시설에 지붕이 없다는 게 약간 아쉬워요. 바람이 많이 불거나 비나 눈 같은 날씨의 영향을 안 받고 테니스를 즐길 수 있는 날이 많아진다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다른 취미로는 제가 ‘향’을 맡는 걸 되게 좋아해요. 향이 좋은 차를 마시는 것부터 인센스 스틱, 향수도 좋아합니다.
  특히 향수는 최대한 많은 향수를 접해서 제가 좋아하는 향이 어떤 건지 좀 알아보려고 직구도 많이 했었습니다.
  이 취미를 좀 유지해 보려고 하고 있는데 기숙사 생활을 하면 방을 같이 써야 되니까 지금은 인센스 스틱과 향수를 더 사는 건 자제하고 있습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은요?
A> 저는 인공 장기를 연구하고 싶습니다. 우선은 대학원에 가서 학위를 따려고 합니다. 연구원에서 근무를 하면서 석사 박사를 딸 수 있는 그런 제도가 있어서 거기서 박사까지 하고 여건이 된다면 그곳에서 취업하고 싶습니다.
  후에는 멋진 과학자가 되어 최고 권위 학술지 ‘네이처’에 제 논문을 싣고 싶은 꿈도 있습니다!
  주변에서는 대학원 생활이 어렵고 힘들 거라며 가기 전에 많이 놀고, 많이 쉬고 가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콘서트도 가고 12월에는 가족이랑, 2월에는 친구들이랑 여행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기숙사 생활이 얼마 남지 않아서 향수 구매 욕구를 억누르고 있었지만, 참지 못하고 지난달 하나 샀다가 최근 또 하나를 샀는데 가격은 비쌌지만 향이 너무 마음에 들었어요. 이제 1년 동안 행복하게 향기로운 거지가 되기로 했습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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