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형 고향사랑기부제 첫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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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형 고향사랑기부제 첫발
  • 장상규
  • 승인 2023.01.09 15: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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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일부터 본격 시행
거창군만의 기금 사용 철학 세워야

‘고향사랑기부제’가 새해 첫날부터 본격 시행됐다. 고향사랑기부제는 인구감소와 청년 유출 등 소멸 위기에 처한 지역의 지방재정확충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목표로 하는 정책이다. 거창군은 사과, 한우, 잡곡, 부각, 벌꿀, 사과즙(2개 업체), 칡즙 등 8개 품목을 답례품으로 선정해 고향사랑기부제 정상운영을 시작했다. 
  고향사랑기부제는 주민등록상 거주지를 제외한 지자체(광역·기초)에 500만 원 한도로 기부할 수 있는 제도이다. ‘고향사랑e음’ 누리집을 통해 기부할 수 있으며, 가까운 농협 영업점을 방문하여 기부도 가능하다.
  기부액 10만 원 이하는 전액 세액 공제되며, 10만 원 초과 시 기부액의 16.5%가 세액 공제된다, 또 기부자에게 기부액의 30% 이내에 해당하는 지역에서 선정한 답례품을 제공받을 수 있다. 

답례품 발굴, 아쉬움 남아
  거창군이 게시한 답례품은 거창사랑상품권을 제외하면 농축산물로 이루어져 있다. 타지역 답례품이 농축산물뿐 아니라 체험 및 숙박을 통한 관광연계 상품이나 다양한 상품권도 함께 게시돼 있어 아쉽다는 평가다. 
  지난 12월 9일, 거창군 마을만들기지원센터와 신활력플러스사업추진단을 포함한 민간단체 30여명이 모여 ‘거창 고향사랑기부제 정착을 위한 아이디어 모임’을 열고, 거창 농축산물을 비롯해 관광연계, 평생학습프로그램(공예품 등), 주말농장 분양, 농가인력 지원 연계, 거창 방문 시 전기차 무료 대여 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거창군에 제안했다. 그러나 답례품 선정에 크게 반영되진 못했다.  
  이에 군 담당자는 “농축산물 이외에도 다양한 답례품이 논의되고 있었다. 1차적으로 농산물이 업로드 되었지만, 차후 지속적인 논의를 통해 농산물 이외에도 거창에 맞는 답례품을 발굴해 추가로 계속 업로드 할 예정”이라 밝혔다.

거창군만의 고향사랑 철학 필요
  고향사랑기부제에 대한 거창군의 고민은 다소 ‘답례품’에 치중된 모습이다. 관련 조례 제정과 사업 홍보를 제외하면 답례품 선정에 대부분 시간을 보냈다. 그러나 고향사랑기부금의 사용과 홍보 전략에도 많은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지난 2019년 한국지방행정연구원에서 발표한 [기부자 인식조사에 기반한 고향사랑기부제도의 성공적인 도입방안 연구]에 따르면, 수도권 출생자의 고향사랑기부 제도 찬성비율이 43%(반대 9.1%)에 이른다. 본 제도의 필요성을 수도권 인구도 공감하는 만큼, 향우회·출향민 중심보다 가치 중심의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 
  고향사랑기부제도 관련 법안들이 ‘지방재정확충’이나 ‘지역 간 세수불균형 완화’ 등과 같은 공통된 목적뿐 아니라 ‘지역경제 활성화’, ‘지역고용 증대’, ‘저출산·고령화 문제 해소’, ‘지방소멸 억제’ 등 다양한 목적을 제시하고 있는 만큼, 거창군이 기부자에게 어떤 가치를 공유하고 기금 사용 취지를 공감시킬 것인지가 중요하다. 
  거창군 담당자는 “향후 기부금을 기금으로 만들고 주민복리증진에 사용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관내 인구 홍보를 통한 출향민 및 향우회 홍보, 관광연계 및 우대혜택 발굴을 통한 관계인구 형성”을 주된 홍보 전략으로 삼았다.
  단순히 답례품으로만 고향사랑기부를 유도하는 것은 한계가 명확하다. 이는 기부자들을 답례품 쇼핑몰 고객으로 전락시킬 소지가 매우 크다. 거창군은 차후 지역발전 전략과 답례품을 통한 사회적 가치, 기부금 활용 프로젝트에 대한 플랜을 세워 기부자에게 일관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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