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은 말한다-생존자·체험자들의 반세기만의 증언_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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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은 말한다-생존자·체험자들의 반세기만의 증언_26
  • 한들신문
  • 승인 2023.08.16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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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법대 한인섭 교수
▲거창사건 생존자 문철주 씨. 본 책에서 발췌.
▲거창사건 생존자 문철주 씨. 본 책에서 발췌.

Q) 부모님이 일본에 계시나요?

현재 일본에 5명이나 있습니다. 누님하고 저하고 둘이 한국에 나왔고, 할머니가 51년도 211일날 박산골에서 돌아가셨어요.

 

Q) 박산골에서 돌아가셨는지는 어떻게 압니까?

그때 작은아버지가 살아 계셨거든요. 매장할 때나 이장할 때나 삼촌이 참관을 했어요. 탄량골에서는 시체를 다 찾았거든요. (탄량골에) 안 계시니까 거서(박산골에서) 돌아가신 게 분명하다, 이렇게 보는 겁니다.

 

Q) 사건 나고 열흘 뒤에 지게를 지고 박산골 근처에 갔을 때 상황이 어땠나요?

시체가 장작처럼 쌓여 있었습니다. 골짜기니까 요쪽은 경사가 아주 심하고, 요쪽은 야산들이 좀 낮고. 그 총 쏜데 가니까 탄피가 있는데, 거에도 기관총 차려 놓고 집중사격을 했단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Q) 군인들이 210일날 사람들을 죽이려고 몰고 나가고 하는 건 못 보셨죠?

못 봤지요. 인자 불 지른 날, 제가 그날 새벽에 도주했습니다. 그러니까 29~10일날 미리 피난을 갔어요.

와룡리, 대현리에서 남아있는 사람들은 일단 다 소개시킨다꼬 군인들이 강제로 몰아내면서 해가 저무니까 노약자라든지 걸음 잘 못 걷는 사람들은 탄량골에서 총살해뿌리고, 나머지는 신원초등학교에다가 강제로 수용을 해 가지고 밤새도록 문 잠가 놓고 있다가 11일날 아침에 지서 주임하고 군인들하고 해가지고 군인 가족, 경찰 가족은 들어내고 그래서 박산골로 바로 내리 온 거죠. 그때 우리 할머니가 죽었는데, 이름은 송상희이고, 진갑 연세여서 62세였다고 봐야 합니다.

 

Q) 피난해 있는데, 신원 사람 다 죽였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하셨잖아요?

그때 상황으로 피난 갔던 사람이 상당히 수많았습니다. 물론 뭐 합천이라든지, 거창으로 간 사람도 있겠지마는, 거의가 다 상황으로 마이 갔으요. 오부에는 간 사람이 없습니다. 오부에는 그 당시에 빨치산들이 장악하고 있었기 때문에.

피난해 있으면서 거 산에 가서 나무 마이 해가지고 밥이나 해묵고, 외출도 하는 것도 없고, 밤 되면 자고, 그래가 있다가 5월말이나 6월 초쯤 돼가(되어서) 돌아왔을 겁니다.

 

Q) 그때는 이미 거창사건이 신문에도 막 나고 할 때였죠?

, 그렇죠. 당시 저는 몰랐지만 사회에 나가 있는 어른들한테 국회 조사단에 있는 신중목 씨가 국회에서 거창 이런 데서 양민대학살 사건이 일어났다고 했다고 얘기를 들었습니다.

 

Q) 그리고 4·19 때는 여기 안 계셨습니까?

그때 저는 군에 있었습니다.

 

Q) 그러면 4·19 이후의 상황에 대해 잘 모르시겠군요. 그러고 보면, 2000년 이전까지 거창사건에 별로 관여를 안 하셨습니까?

. 현직에 있었기 때문에 안했습니다. 그 당시에 인제 삼촌이 살아 있었고, 또 저는 일개 경찰로 있었기 때문에. 경남 경찰국에도 근무하고, 산청서에도 근무하고, 또 올 시간도 없었습니다. 온다 해도.

 

거창사건은 국가 위기의 시작

거창사건 이야기가 나오면 저는 이렇게 주장을 합니다. 거창사건이 나고 난 후부터는 여러 가지 사건이 전국에서 발생을 했거든요. 거창사건이 그 당시 발생하고 나서 고등군법회의 재판까지 받았는데, 그 당시 정부가 응분의 보상을 해 줘 가지고 유족들을 위로를 해줬으면 부마사태, 5·18이 안 일어났습니다. 나는 이렇게 주장합니다. 유족들을 너무 탄압하지 않았느냐. 유족들에게 그때 보상을 해 주고 위안을 해 줬으면은 국민이 보는 시각이 인자 이 위기가 쪼끔 잽히(잡혀) 가는구나, 괜찮게 돼 가는구나이랬으면은 부마 사태가 일어나고, 광주사태가 일어나고, 이러지는 않았을 건데, 이런 이야기를 마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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