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 지속 가능한 농업
상태바
[농민] 지속 가능한 농업
  • 한들신문
  • 승인 2023.11.13 09: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귀농인 백상하

요즘 세상이 아주 어지럽다. 국지적인 전쟁이야 늘 있었다지만 인류 전체에 영향을 끼칠만한 큰 전쟁이 두 개나 벌어지고 있다는 것은 많은 것을 다시 돌아보게 만든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은 아직도 식량 생산 감소에 큰 원인이 되고 있으며 이스라엘, 하마스의 전쟁은 오랫동안 묵어 왔던 중동의 갈등이 표출되면서 중동 전체를 다시 긴장 속으로 몰아넣고 있다. 러시아는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전쟁에 개입하고 있는 미국과 서유럽을 압박하고 있으며 이란은 이스라엘이 가자 지구로 진격할 경우 전쟁에 개입할 수도 있음을 언급하면서 중동 전체의 긴장을 조성하고 있다.

  전쟁에다 이상 기후로 인한 식량 생산 감소는 날로 격화되고 있으며 인류가 앞으로 현재와 같이 번영을 누리면서 생존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회의적인 전망을 제공하고 있다. 한편, 미래학자들은 많은 직업군이 없어지고 새로 생길 것이라고 하지만 그중에 없어지지 않고 계속 성장할 업종으로 농업을 꼽고 있다. 먹지 않고 살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론적으로야 맞는 말이지만 현실은 어떠한가? 아직 농업의 중심인 농민들의 삶이 나아지고 있는가에 대해 회의가 생기는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쌀은 많은 비와 병충해로 올해 생산량이 감소할 전망이고 사과의 경우 예년에 비해 생산량이 약 30%정도 줄어들 예정이라고 한다.

  과수 종류는 너나 할 것 없이 생산량이 크게 감소하여 가격이 크게 올랐고 이는 다른 나라도 별반 다르지 않으리라 짐작된다. 그렇다고 농민의 생활이 나아졌다고 생각한다면 그건 큰 오산이다. 내가 속한 작목반의 경우 올해 공급한 홍로는 평년 생산량의 28%에 불과했다. 탄저병 때문이다. 탄저병은 고온다습한 날씨에 창궐하며 올해는 어느 해보다 많은 강수량과 높은 온도로 그 피해를 피해 갈 수 없었다. 진주의 한 농부는 추석 당일 탄저병에 걸린 감을 따내고 농막에서 잠을 자다 화재가 발생해 안타깝게 유명을 달리하기도 했다. 지속 가능한 농업을 위해서 각종 화학 농약 및 비료 사용을 축소하고 더욱 친환경에 가깝게 농사를 지어야 한다고 얘기들을 하지만 중요한 한 가지가 빠진 것 같다.

  그 모든 영농 행위를 영위할 농민이 줄어들고 있음을 간과한 것이다. 참깨, 들깨와 수수, 귀리 등 잡곡류는 나이 드신 어르신들이 주로 재배하며 돈이 안 된다는 이유로 젊은 농부들은 재배를 기피하고 있으며 그 어르신들이 세상을 떠난 후 아마도 그분들이 재배하던 국산 농산물은 구경하기 힘들어질 것이다. 농민들이 경제적으로 안정되기 위해서는 공적 직불금을 강화해야 하고 그것으로 기본적인 생계유지를 할 수 있어야 하며, 그렇게 되었을 때 더욱 싼 가격으로 농산물을 공급할 수 있는 기반이 조성될 것이다.

  농민들에게 지급되는 공적 직불금은 무상으로 지급되는 것이 아니라 일정 부분 공적인 역할과 함께 강제되는 부분이 있어야 하며 이는 농지 주변 경관 조성, 환경을 고려한 각종 먹거리 생산 등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논의 경우 물의 정화, 저수, 각종 동식물 보존 등 공적인 역할을 현재 수행하고 있음과 땅의 유기물 함량이 높을수록 더 많은 탄소를 가둘 수 있다는 점 등을 국민들에게 적극적으로 홍보하여 농민들에게 지불되는 공적 직불금이 모두의 이익을 위한 공공의 성격을 가졌음을 알려야 할 것이다.

  먹지 않고 살 수 없음을 모두 알면서 먹거리를 만들어 내는 농민은 왜 이렇게 푸대접받을까? 돈을 많이 못 벌기 때문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과 권력이 따르지 않는 곳은 인기가 없고 타인들의 관심도 받지 못한다. 조금 있으면 농민의 날이 돌아온다. 해마다 농민을 홀대하는 정부에 대해 제대로 농민이 살 수 있도록 정책을 펴 달라고 싸우는 날이 되어 버렸지만 머지않아 각 지역의 농민들이 거둔 농산물과 함께 축제를 벌이는 날이 되는 때가 빨리 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