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주어진 일상, 공짜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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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주어진 일상, 공짜가 아니다
  • 한들신문
  • 승인 2023.10.16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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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인 백상하

해마다 농사가 힘들다고 느끼지만, 올해는 더 강도가 세진 것 같다. 주변의 과실 값이 작년보다 많이 오른 것만 보더라도 공급보다 수요가 더 많다는 걸 알 수 있다. 가격이 오르니 농민들에게 좋은 일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수확량이 적기 때문에 평년의 수입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물론 그중의 극히 일부 농민은 운(?)이 좋아 더 많은 수확량을 내기도 했지만, 대부분의 농민은 그렇지 못하다.

  당장 내가 속한 작목반 수확량을 봐도 작년보다 더 많은 수확을 한 곳은 없으며 일부 농가는 탄저병에 강한 사과나무로 갱신을 계획 중인 곳도 있다. 수입 농산물 가격이 자꾸 오르는 것은 환율이 오른 탓도 있겠지만 그보다 더 큰 이유는 이상 기후로 인한 수확량 감소가 아닐까 조심스레 추측해 본다. 그 일례로 커피를 들 수 있다. 국제적으로 커피 생산량이 줄어들면서 원두 가격이 크게 올랐고 앞으로도 계속 커피 생산량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과수 현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예년에 비해 생산량이 크게 줄어들면서 가격이 모두 크게 올랐고 이 추세는 한두 해 그 궤를 달리할 수도 있겠지만 큰 방향은 수확 감소로 이어질 것이다. 그렇게 되면서 비교적 무난하다고 생각되었던 우리의 일상은 크게 달라질 것이다. 쉽게 접할 수 있었던 것들이 많이 사라질 것이고 생존에 직접적으로 위협을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이것을 막거나 좀 더 유예시킬 수 없는 것일까? 방법이 있다. 세상에 더 관심을 가지고 한 발짝씩 정치에 다가가면 된다. 정치는 정치인들만의 리그가 아니다.

  정치는 우리가 살면서 마시는 물과 공기처럼 우리 일상 여러 군데를 좌지우지하지만, 막상 우리는 정치를 우리와 상관없는 것처럼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현 정부는 RE100보다 CF100(무탄소 발전)에 힘을 더 실으면서 2년 연속으로 태양광 발전 관련 지원금을 삭감해 왔다. RE100은 태양광, 풍력 등 재생 에너지로 100% 에너지를 생산하는 것이지만 CF100은 원자력 발전을 포함한다. 기업들의 가격 경쟁력을 강화해 준다는 명분을 위해 발전 단가가 싼(폐기 비용은 제외된) 원자력 발전을 지속적해서 강조하고 있는데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사고에서 보듯이 문제가 발생한 후 현재 기술력으로는 수습이 되지 않으며, 핵 발전소 가동 후 발생하는 핵연료봉 등의 고준위 폐기물을 저장할 수 있는 방사능 폐기장도 없이 늘이기만 하고 있다. 고준위 폐기물들은 현재 핵 발전소의 원자로 내에 보관되고 있다고 하며 이마저도 십여 년 후면 모두 다 차는데 그 이후 대책이 없는 실정이다.

  전 세계적으로 단 한 곳, 핀란드만이 방사능 고준위 폐기장을 가지고 있으며 2년 후부터 가동이 시작된다고 한다. 하지만 이곳도 가장 큰 중점을 둔 것이 주민과의 대화와 정부의 신뢰성 보장이었는데 그 때문이었는지는 몰라도 건설에 40년이 소요되었다고 하니 당장 시작한다손 치더라도 수십 년이 걸리는 방폐장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려고 하는지 알 수가 없다. 일본이 우리나라와 50Km밖에 떨어져 있지 않고 일본 본토와는 130Km가 떨어진 대마도에 고준위 방사능 폐기물 처리장을 건설할 계획을 세운다는데 현 정부는 이에 대해 한 마디 논평도 없다. 정치인들이 국민의 뜻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이러한 형태의 정치를 하는 것은 우리의 삶뿐만 아니라 우리 후대의 삶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 흔히 선거철만 되면 그놈이 그놈이다.”라며 선거를 폄훼하는 문구가 판을 친다. 그러나 그런 문구를 확산시키는 자 누구인가? 그런 문구에 가장 이익을 보는 사람이 누구인가? 바로 정치인이다.

  우리가 정치에 관심을 멀리하면 멀리할수록 그들 마음대로 정책을 결정하는데 저항이 적기 때문이다. 한나라의 정책은 현재 삶을 사는 우리뿐만 아니라 후대의 삶에도 큰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두 눈 시퍼렇게 뜨고 그들의 정책 결정 과정을 지켜봐야 한다. 그래야 그나마 남아 있는 우리의 일상을 조금이나마 지켜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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