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자리에 맞는 그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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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자리에 맞는 그릇
  • 한들신문
  • 승인 2023.09.11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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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인 백상하

암울하다. 홍로 수확의 계절이지만 날씨가 도와주질 않는다. 국내 최대 홍로 산지인 장수에서도 탄저병 때문에 수확이 많이 줄었단 얘기가 들린다. 사과 거래 가격이 좋다고 하지만 이렇게 수확량이 나오지 않으면 헛일이다. 가격이 아무리 좋아도 줄어든 수확량을 보상하기에는 턱없이 모자라기 때문이다. 여기저기 들려 오는 소식도 별로 듣기 좋은 건 없는 것 같다. 일본이 그동안 주변의 눈치를 보면서 뜸 들여오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시작했고 그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이 간접적으로 찬성의 입장을 밝힌 것 같다. 국민의 힘 만찬회장에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항의하는 사람들을 향해 “1+1100이라고 하는 사람들이라고 비판했고 후쿠시마 원전 설계자도 반대한 오염수 방류를 일본도 아닌 대한민국의 지도자가 찬성의 입장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으니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답답하다.

  후쿠시마 원전 설계자는 방류 초기의 삼중수소 농도 검사는 쇼에 불과하다며 일본 정부를 비판했는데 방사능은 희석되는 것이 아니라 축적되는 것이어서 방류되는 총량이 중요한 것이며 초창기에는 그 결과가 명확하게 나오지 않아 지금의 오염수 조사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이 설계자는 일본 정부에서는 30년을 방류한다고 하지만 원자로 노심이 완전히 녹았기 때문에 100년 동안 방류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폭발한 원자로를 해체하는 방법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그 예로 체르노빌 원자로를 예로 들면서 콘크리트로 차단했으나 아직 사람이 접근하지 못하고 있으며 그대로 방치하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한다.

  도쿄 전력 관계자도 ALPS(다핵종제거설비)로 정제한 오염수 중 자체 기준을 통과하는 비율은 30%에 불과하다고 폭로한 적이 있다. 이렇듯 일본 내에서도 반대 입장이 완강한 오염수 방류를 대한민국 대통령이 반대하지 않고 있으며 방류에 반대하는 국민을 국가의 정책에 반대하는 국민으로 몰아세우고 있다. 심지어 지난 815일 광복절 기념행사에서는 북한에 이용당하는 반국가 세력이 존재하고 있으며, 이들은 민주주의 운동가, 인권 운동가, 진보주의 행동가로 위장하여 허위 선동과 야비하고 패륜적인 공작을 일삼아 왔다.”고 주장하면서 현 정부의 정책에 반대하는 야당, 노동조합 간부, 각종 시민 단체 등을 반국가 세력으로 몰아가고 있다. 육군사관학교에 설치되어 있는 홍범도 장군 흉상을 해묵은 이념 논쟁을 끄집어내 가며 철거할 예정이라고 한다.

  일본 제국주의로부터 민족 해방을 앞당기기 위해 그토록 노력한 분이 대한민국 건국 전에 공산당에 잠시 몸담았다는 사실이 일본군과 싸워 이겨 민족의 자긍심을 세웠던 그 공보다 더 큰 흠이 된다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 공산주의 이념에 대해 극도의 적개심을 보여야 하는 것이 대한민국 대통령의 자리일까? 한국, 일본, 미국의 적극적인 안보 협력이 북한, 중국, 러시아의 군사 협력을 강화해 한반도의 정세 불안을 더 가중하고 있음을 대통령도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 미국도 공식적인 외교 석상에서는 중국을 비난하고 몰아붙이지만, 세계의 생산 공장인 중국이 필요하기에 뒤로는 화해의 제스처를 취하기도 하고 심지어 특사를 보내기도 한다.

국제 사회에서는 이념보다 이익이 우선이다. 대통령은 국민을 편 가르는 사람이 아니라 목적을 위해 사람들을 하나의 기치에 모으는 사람이다. 설사 자기 뜻에 반한다 해도 큰 그릇으로 포용하며 설득해 나가야지 자기 뜻과 다르다고 해서 반국가 세력이나 적으로 몰아가서는 안 된다. 지금 당장은 다양한 의견들이 나라를 혼란에 빠뜨리고 일사불란한 움직임을 보여주지 않는 것 처럼 보일지라도 사회의 다양성이 무너지는 순간 퇴보가 시작됨을 알아야 한다. 그 다양성 속에서 합의하고 토론하고 협력하여 답을 찾아가는 것이 대통령의 의무다. 대통령다운 대통령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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