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쏟아진 물은 담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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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쏟아진 물은 담지 못한다
  • 한들신문
  • 승인 2023.07.10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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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인 백상하

이래저래 농민이 힘든 세상이다. 그중에서 가장 힘든 것은 해마다 그 양상을 달리하는 이상 기후다. 예측할 수가 없고 내년을 기약할 수 없다. 나름 농부로서 자긍심을 갖고 사는 이웃의 지인분도 예전에는 자식들에게 농사를 권유했으나 이제는 그러지 않는다고 한다. 내년에 자신의 안위가 어찌 될지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해 각국에서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우리 정부는 기업 활동을 돕는다는 명분으로 에너지 정책 관련해서는 과거로 회귀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빠르면 오는 10월부터 EU(유럽연합)에서는 기업에 제품을 생산하면서 발생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요구해서 기준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제재를 가한다고 하는데 과연 우리나라 기업들이 그 요건을 충족할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

이는 기업 자체의 노력도 해야 하지만 한 나라의 에너지 관련 정책과도 깊은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현 정부 들어서 원자력 발전에 방점을 두고 원전 추가 건설 및 가동 중지하기로 한 노후화된 원자로를 다시 가동하고 있고 EU(유럽연합)에서 방사능 폐기물 처리장이 없는 원자력 발전은 재생 에너지 및 친환경 에너지에서 제외한다고 입장 표명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원자력 발전 강화 방침을 바꾸고 있지 않다. 그것 때문인지 몰라도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대하는 태도를 보면 마치 일본 정부의 대변인처럼 행동하는데 국민의 입장에서 볼 때 전혀 이해되질 않는다. 홍콩과 마카오는 일본을 향해 만일 오염수를 방류할 경우 일본산 수산물을 전면 수입 금지한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고 중국에서도 전 세계가 함께 공유하고 있는 바다를 쓰레기장으로 만들고 있다고 연일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 정부는 오염수 방류를 반대하는 어떤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고 방류를 반대한다는 야당 및 환경 단체에 비과학적인 괴담을 퍼뜨리고 있다고 역공하고 있다.

한 나라의 국무총리가 일본을 위해 오염수를 한 사발 마실 수 있다고 국회에서 이야기하는가 하면 여당 의원들은 수산물이 안전하다며 회로 회식을 하는 모습을 언론에 내보내고 있는데 마치 한편의 재미없는 코미디를 보는 것 같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발생한 오염수는 단순한 냉각수가 아니라 과열된 노심에 직접 닿은 물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발생한 방사능 가짓수가 60개를 넘어간다고 한다. 일본은 ALPS(다핵종 제거설비)로 삼중 수소를 제외한 모든 핵종을 제거할 수 있다고 하지만 이와 관련한 구체적인 증거를 제출한 적이 없다. 일본이 증거로 내놓은 것은 심의를 거친 샘플일 뿐이며 전수 조사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 그들 말대로 오염수가 정말 안전하다면 일본 국내에 호수를 만들든지 해서 거기다 가두어 두더라도 문제가 없는 것 아닌가. 그런데 왜 굳이 바다로 방류하겠다는 것인지 그 의도에 대해 의심을 거두기 힘들다.

삼중 수소를 바닷물에 희석할 경우 안전하다고 하지만 그건 그들의 말이고 삼중 수소가 생물의 유전자 DNA(이옥시리보핵산)를 변형시킬 수 있는지 없는지에 대해서 결론이 나지 않았다고 전문가들은 얘기하고 있다. 여당에서 얘기하는 괴담 설 이야말로 정말 비과학적이며 괴담 자체로 끝난다면 정말 다행이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인류에게 대재앙으로 다가올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외교 정책에 여당 의원들이 무 비판적으로 옹호하면서 하는 행동들이 대재앙의 씨앗이 될 수도 있음을 그들은 애써 무시하는 것인지 아니면 모르는 것인지 알 수 없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쏟아진 물은 주워 담을 수 없다는 것이다. 방류된 후 문제가 되었을 경우 해결책은 없다. 이를 알고도 강행하는 일본이나 이에 대해 마치 일본인처럼 찬성 입장을 표명하고 있는 여당과 정부야말로 비과학적 태도의 정수를 보여주는 것이 아닌가. 부디 그대들은 대한민국 국민임을 잊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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