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 청년 인터뷰] 거창 청년 이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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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 청년 인터뷰] 거창 청년 이명진
  • 박지영 시민기자
  • 승인 2021.10.19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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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기자 박지영

“재능도 많은 청년들이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주자”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저는 35살 이명진입니다. 예술 강사, 미술 강사, 지역아동센터에서 아이들과 놀아주는 역할인 놀이 강사를 하고 있습니다. 사회복지를 전공했는데 사회복지 중에서 저는 청소년 복지를 전공했습니다. 그래서 지역아동센터나 방과 후 강사를 하면서 아이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Q> 하는 일에 대해서 말씀해주세요.
A> 지역아동센터로 출강하는 예술강사입니다. 예술강사라고 하면 뭔가 엄청 거창해보이는데 사실 그냥 아이들이랑 함께 정해진 시간동안 열정적이고 신나게 놀아주는 사람입니다. 경남지역 센터는 울산에 있어서 교육을 받으려면 울산까지 출장을 가야합니다. 거창에서는 저 혼자 센터 소속이어서 저말고는 다 다른 지역에서 거창으로 출강오시는 선생님들뿐이라 일하면서도 그 부분이 굉장히 아쉬웠습니다.

Q> 현재의 직업을 갖게 된 계기가 있다면요?
A> 예술 강사는 우연히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원래 하기로 했던 선생님이 개인적인 사정으로 못하게 되어서 저에게 기회가 온 건데 감사한 기회였습니다. 저는 아까도 말씀드렸다시피 사회복지과를 나와서 미술 쪽이랑은 아예 관련이 없었는데, 굉장한 미술 강사들 사이에서 제가 하려니 미술 수업 나가는 게 무척 스트레스였습니다. 그런데 어떻게든 하다 보니 미술 수업을 1년이나 하게 되었고 그다음부터는 놀이 강사로 전향을 해서 지금까지 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저에게 잘 맞는 직업입니다.

Q> 청년이 거창을 떠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A> 사실 거창은 재미도 없고 할 거리가 없기도 합니다. 영화를 예로 들면, 대구나 진주는 대형 스크린으로 볼 수 있고 4D 영화관도 있습니다. 차가 있으면 당연히 도시로 나가서 영화를 보지 않을까요? 청소년들도 용돈이 풍족하면 도시로 나가서 논다고 합니다. 그만큼 거창에 놀거리가 적은 것 같습니다.
  또한 청년들이 거창에 정착을 못 하는 이유 중에 하나는 정착할 만한 곳이 없고, 발을 디디려고 해도 사람들이 날을 세우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입니다. 저도 거창사람이지만 다른 지역에 머물다가 다시 돌아왔을 때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소속감을 느끼고 싶었는데 그런 기회가 잘 없고 쉽지가 않았습니다. 아는 사람을 통해서 알음알음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 것밖에는 방법이 없는 것 같습니다. 만약 지인이 ‘내가 있는 모임 가 볼래?’라고 물어보면 그때서야 ‘가 볼까?’하고 뛰어들게 되는데, 이런 기회마저도 없으면 지역에서 소속감을 느끼지 못하고 외톨이가 되어 다시 타지로 나가게 되고, 그러면 또 친구 따라서 나가버리고 그런 것 같습니다.
  일자리도 찾아보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지만, 사실 어떤 일자리가 있는지 잘 모릅니다. 제가 하고 있는 예술 강사라는 직업도 사람들이 있는지 거의 모릅니다. 우리가 모르는 좋은 직업들이 거창에 숨어 있는데, 세부적으로 본인의 전공이나 특기를 살려서 할 수 있는 일자리가 무엇이 있는지 알 기회가 적어서 떠나는 것 같습니다. 


Q> 거창의 장단점을 얘기해주세요.
A> 장점은 어디든 가까워서 차량으로 쉽게 이동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계절마다 꼭 가봐야 할 여행지가 있습니다. 봄에는 벚꽃길, 여름에는 계곡, 가을에는 감악산과 의동마을, 겨울에는 금원산. 모두 그렇게 멀지 않은 곳에 있기 때문에 다른 지역에서 친구나 중요한 손님이 놀러 오면 가까운 코스로 안내할 수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그런 점이 오히려 단점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만큼 갈 곳이 적다는 뜻일 수도 있으니까요. 
  그리고 많이 알려진 여행지가 아니라도 SNS에 보면 제가 몰랐던 거창 여행지도 있습니다. ‘쌀다리’라고 아시나요? 마리에 있는 마을인데, 풍경이 좋아서 저도 남편과 함께 가봤습니다. 여러분들도 한 번 가보시는 거 추천합니다. 도시는 포토존이 있는 곳을 지도로 만들어서 관광 상품화하기도 하니까 거창도 그렇게 했으면 좋겠습니다. 

Q> 청년 정책에 대해서 말씀해 주세요.
A> 저도 지금 거창청년정책네트워크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지만 청년 정책이 있다고 한들 그렇게 와닿지는 않습니다. 저는 두 아이를 키우고 있고 일자리도 제가 만들려고 하는데 ‘청년 정책이 있다!’고 말만 거창하게 내놓고 진짜 청년에게 주어지는 혜택은 보이지가 않습니다. 있다고 해도 제가 몸으로 느껴본 적이 없습니다. 청년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해도 청년들이 진짜 원하는 일자리는 만들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 것들이 답답합니다. 
  저의 상황만 보더라도, 저는 전문 인력이 아닌데도 예술 강사를 할 수 있지 않습니까? 만약 이런 사람들이 전문 강사가 될 수 있도록 교육을 실시하고 직접 발로 뛰어다니며 청년들을 양성하면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거창에 지역아동센터가 많은데도 강사가 부족해서 다른 지역에서 출강을 온다는 게 안타깝고, 거창에 있는 청년들이 자신의 재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주면 청년들에게 필요한 일자리가 만들어지지 않을까요?

Q> 지역 청년들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요.
A> 도시로 나가보는 게 제일 좋습니다. 큰 꿈을 꾸라는 뜻입니다. 거창에서는 소리를 내도 받아주는 어른들이 없습니다. 하고 싶은 게 있어도 거창에서 펼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더 노력해야 합니다. 지금의 청년 세대가 더 노력해서 다음 청년 세대가 거창에서 재밌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해 봅시다. 파이팅!

Q> 요즘 관심있는 취미가 있다면요?
A> 이번에 환경 행사를 준비하면서 제가 재봉틀을 다시 써보게 됐는데, 제 아이들에게 옷을 만들어주고 싶어졌습니다. 아이들을 위한 원피스를 만들고 자수도 새겨보려고 합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요.
A> 저는 내년까지 거창에서 문화예술센터를 만들고 싶습니다. 아직은 제가 부족한 사람이라 예술 강사들 모시는 일도 그렇고 도움을 많이 받아야 할 것 같습니다. 정말 재밌는 센터를 만들어서 청년들이 즐겁게 일을 할 수 있는 곳이 되면 좋겠습니다. 강사 양성 교육도 딱딱하고 재미없는 교육이 아니라 정말 재밌어서 ‘우리 센터에서 1박 2일 교육이 있는데, 이게 1년에 2번밖에 없다니 세상에...!(감탄)’라고 말할 수 있을 만큼 즐겁고 웃음이 있는 그런 센터가 되도록 만들어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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