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 청년 인터뷰] 거창 청년 김영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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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 청년 인터뷰] 거창 청년 김영균
  • 박지영 시민기자
  • 승인 2021.11.15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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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기자 박지영

“거창에도 청년들이 놀 만한 공간이 필요해요.”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거창에 사는 28살 김영균이라고 합니다. 거창에서 태어나서 쭉 살다가 20살 이후에 타 지역에 잠깐 나갔다가 다시 거창으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본가도 거창입니다.  

 

Q> 지금 현재 하는 일에 대해서 말씀해주세요.
A> 예전에는 정육점에서 일했고 지금은 1년 넘게 과일가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원래 친구가 운영하던 가게인데 운영을 못하게 되어 제가 넘겨받았습니다. 장사는 원래 하고 싶었는데 비용이 부담스러워 정육점을 열지는 못했고 과일가게를 하게 되었습니다. 
  과일 장사는 보통 새벽 3시나 3시 반쯤 기상을 해서 다른 지역으로 경매를 보러 가야 합니다. 그러고 거창에 돌아와서 11시쯤 점심을 먹고 그 이후로는 배달을 합니다. 바쁘지 않을 때도 있지만 보통은 하루에 16~17시간 일 합니다. 
  저희 가게에는 과일이 여러 종류가 있습니다. 철마다 나오는 과일을 준비하고 손님들이 많이 찾는 과일을 더 많이 가져다 놓습니다. 또 새로운 과일을 가지고 오기도 합니다. 그럴 때는 좋은 상품을 위해 서울까지 경매에 참여하기도 합니다. 제가 원하는 물건은 대부분 타지에 있고 또 선택의 폭이 넓기 때문에 타지로 물건을 보러 갑니다. 

 

Q> 청년들이 거창을 떠나는 이유가 있다면요.
A> 결국에는 생활환경 같아요. 청년이 원하는 직종이 없습니다. 더 넓은 선택지를 가지려 하니 도시로 나가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거창에서는 자기 계발을 할 수 있는 곳이 부족하기도 합니다. 저는 타지에서 정육점 일을 하다가 거창으로 온 건데 확실히 거창이 좁다는 느낌을 많이 받습니다. 무엇인가를 할 수 있는 여건도 잘 갖춰져 있지 않은 것 같고요. 그래도 저는 살던 동네라서 편안합니다. 다른 지역보다는 거창이 살기 좋습니다. 
  청년이 거창을 나가는 또 다른 이유 중에는 지원정책을 꼽을 수가 있습니다. 타 지역에 나가면 다른 업종의 사장님들을 많이 만나는데 거창과 가장 다른 점은 청년을 위한 지원이 많다는 것입니다. 창업을 할 때 도시에서는 직원 월급도 지원해준다고 합니다. 그런데 거창에서는 아직 청년 창업자를 위한 제도가 미비하다고 느낍니다. 그래서 창업을 생각하는 청년들이 타 지역으로 가려고 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렇게 거창을 떠나는 청년이 많을수록 거창에서는 경제 순환이 안 되고, 그러면 또 거창에서 창업을 한 청년들은 더 힘들어집니다. 지원도 많이 없을뿐더러 거창에서 살아남는 것 자체가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좀더 제대로 된 청년 정책으로 더 많은 청년이 유입되고 경제가 활성화되는 순환이 잘 되면 좋겠습니다. 

 

Q> 청년 정책에 대해서 말씀해 주신다면요.
A> 당연히 청년정책이 많이 필요합니다. 그렇지만 거창에서 청년정책이 부족한 것 같고 있더라도 제대로 실행되는 것을 본 적이 없습니다. 청년몰에 대해서 말하자면, 시장 안에서 시작하는 것은 굉장히 취지가 좋습니다. 그렇지만 청년몰에 들어가지 않더라도 청년들이 창업을 할 수 있도록 더 많은 지원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청년 중에서 도전하고 싶은 것이 있지만 정보나 자금이 부족해서 도전하지 못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자영업을 하고 싶어도 어떤 것부터 시작해야 할지 몰라서 힘들어하시는 분들도 많고요. 그런 사람들을 위해서 관련 강의라든지 그런 지원을 더 많이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또 도시에서는 주 4회 근무를 하는 곳도 있다고 하는데 그런 정책이 거창에 들어오려면 한참 멀었습니다. 도시에서는 먼저 시행하는 정책들을 거창에서는 실질적으로 시행하기 힘들고 항상 한발 늦기 때문에 청년들이 거창에 있지 않으려고 합니다. 청년이 거창으로 유입될 수 있는 다양한 정책이나 인프라를 많이 가지고 와야 하는데 거창은 그렇게 하기가 쉽지 않으니 더 악순환이 되는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제주도처럼 한 달 살기를 지원해주는 것도 괜찮아 보입니다. 사람이 살지 않는 집을 리모델링해서 숙소를 만들고 농가 체험이나 거창 농장의 직원으로 한 달 정도 살 수 있게 해주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봅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는 거창에서 아직 미혼이신 분들에게 혜택을 더 주어서 결혼하기 전에 안정적인 여건을 갖출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정책에 마련되면 좋겠습니다. 

 

Q> 거창의 장단점이 있다면요? 
A> 저는 옹기종기 사는 맛이 있어서 거창을 굉장히 좋아합니다. 거창은 계곡이 가깝기 때문에 여름에 놀러 갈 곳이 많습니다. 타 지역에서 오는 분들도 거창 계곡에 많이 놀러 갑니다. 저는 심소정도 좋아합니다. 산책도 하고 예전에는 고기도 구워 먹고 노는데 그만한 공간이 또 없습니다. 또 거창에서만 할 수 있는 것으로는 사과 농장 체험이 있습니다. 거창에 놀러 오신 분들은 사과 따기 체험을 해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단점은 젊은 사람들이 놀 만한 곳이 없다는 것입니다. 20~30대는 거창에서 놀거리가 없으니까 타지로 나갈 수밖에 없는데, 타지로 나가서 놀려면 돈이 너무 많이 듭니다. 젊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놀거리는 구경할 것이 있거나 맛집이 많은 곳입니다. 놀이공원이 있는 지역에 놀러 가는 사람들이 많으니 우리 거창에도 작은 놀이공원이라도 생기면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지금 위천에는 서핑보트 타는 곳이 있는데 사실 수승대도 관광지나 다름없으니 아예 위천이 더 큰 관광지가 되도록 더 많은 관광 코스를 만들면 좋겠습니다. 관광지를 더 활성화하면 사람들이 더 많이 오지 않을까요.

 

Q> 거창 청년들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요.
A> 거창 청년들이 타지 사람들이 많이 들어오도록 노력해주시면 좋겠습니다. 거창군이 해주기를 바랄 것이 아니라 젊은 사람들이 서로 모임을 만들거나 거창의 발전을 위해서 솔선수범 하는 일이 많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뭐든지 부지런한 사람이 되길 바랍니다. 남들보다 조금 더 열심히 사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냥 노는 것보다 자신을 위한 자기 계발을 하면 좋겠습니다.

 

Q>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 말씀해 주세요. 
A> 앞으로 1~2년 뒤에는 과일가게랑 정육점을 같이 할 계획입니다. 젊은 사람들이 많이 오게끔 트렌드를 따라갈 수 있게 깔끔한 마트를 운영하고 싶습니다. 지금 시장에서 경력을 쌓아서 차후에는 나만의 상점을 차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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