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 청년 인터뷰]거창 청년 압두가포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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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 청년 인터뷰]거창 청년 압두가포르
  • 김혜림 인턴 기자
  • 승인 2023.05.22 10: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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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에도 외국문화동아리가  있으면 좋겠어요”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저는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거창으로 유학 온 33살 압두가포르(한국명:최재혁)입니다. 현재 승강기대학교 심화과정 2년차(4학년) 학생입니다.

Q) 우즈베키스탄에서는 무슨 일을 하셨나요?
A) 회사에서 5명~10명 정도 친한 사람들끼리 한 팀을 만들어 4년 동안 아파트, 주택 건물에서 전기 설치, 인테리어 일을 했었어요. 힘든 점은 별로 없었고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작업을 해서 그저 즐거웠던 기억밖에 없네요.(웃음)

Q) 거창을 선택하신 이유가 있다면요?
A) 4년 전 타슈켄트에서 친구들과 함께 한국어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그중 A친구가 먼저 한국승강기대학교에 입학을 하였습니다. 2년 뒤 저도 같은 대학교에 입학을 하게 되었어요. 
처음 거창에 도착했을 때 자연과 함께 어우러지는 지역이라는 걸 느꼈어요. 타슈켄트에는 차가 많아서 경적 소리, 사람들 북적이는 소리 등 질서가 없어 마을 분위기가 썩 좋지는 않아요. 하루도 빠짐없이 조용한 날이 없죠. 하지만 거창은 타슈켄트처럼 시끄럽지도 않고 마을 자체가 조용해서 참 좋은 것 같아요. 어디를 가도 길을 따라 걸으면 풀과 나무들을 볼 수도 있고, 그 덕분에 마음의 안식처가 생긴 기분입니다.  

Q) 승강기 관련 직업을 선택하신 이유가 있다면요?
A) 저는 어렸을 때부터 기계 조립하는 데에 관심이 많았어요. 고장난 기계가 있으면 그 자리에서 바로 고치고 그랬거든요. 그래서 그때부터 흥미가 생기지 않았나 싶어요. 우즈베키스탄에도 고층 빌딩들이 많이 생기기 시작했는데 엘리베이터 전문가 직업이 생소하다보니 많이 없어요. 
  그래서 제가 하게 된다면 잘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선택하게 되었어요.

압두가포르 씨가 엘리베이터 부품을 점검하고 있는 모습
압두가포르 씨가 엘리베이터 부품을 점검하고 있는 모습

Q) 승강기대학교 수업은 어떤 식으로 진행되고 있나요?
A) 대체적으로 수업진행은 이론을 배운 후 실습을 거치는데 그중에서 ‘승강기설치, 전기설치’ 수업이 재미있었어요. 승강기 부품을 설치하면서 기계 설치에 대해 더 자세히 알 수 있어서 좋았고,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되니까 흥미로웠죠. 이론 수업은 어렵지만 실습은 재미있어요. 실습만 하면 좋겠지만 그건 안되겠죠?(웃음)

승강기대학교 실습 현장
승강기대학교 실습 현장

Q) 승강기 기능사 자격증 따는데 어려움은 없었나요?
A) 승강기대학교 엘리베이터 첫 수업시간에 한국어가 미흡하다보니 공부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어요. 모르는 단어, 문장들은 담당교수님께서 일일이 시간 내서 다 가르쳐주셨어요.  그 덕분에 한국어 공부도 더 빨리 늘고 2학년 1학기에 승강기 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었어요. (박수) 그래서 저는 이 자격증을 가지고 승강기 설계사 쪽으로 취업 할 생각입니다. 제가 꼼꼼한 성격이다보니 설계하는 일에는 자신 있거든요. 

Q) 우즈베키스탄 전통 음식은 어떤 게 있나요?
A) 우즈베키스탄 대표 전통 음식을 소개해 드리자면 ‘플롭(Plov:볶음밥)’과 ‘슈르빠(수프의 일종)’가 있고, 특히 ‘라그만(전통 면 요리)’은 목화 기름을 기본으로 양고기 또는 소고기, 양파, 당근, 토마토, 쌀 등의 간단한 재료를 이용해 야외에서 많은 양을 비교적 단시간 내에 만들 수 있는 요리입니다. 말 그대로 유목민족 고유의 특성을 잘 보여주는 음식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우즈베키스탄에 여행 오시면 맛집 알려드릴게요. 제 연락처가 010...(웃음)

압두가포르 씨 고향 우즈베키스탄의 타슈켄트
압두가포르 씨 고향 우즈베키스탄의 타슈켄트

Q) 우즈베키스탄 꼭 가봐야 하는 관광 명소가 있다면요?
A) 우즈베키스탄 관광 명소 4곳을 추천하자면, 첫 번째 타슈켄트입니다. 우즈베키스탄의 수도이자, 여행의 관문이며 대지진 이후 도시를 재건축해 현대적인 느낌을 강하게 받으실 거예요.
  두 번째는 사마르칸트입니다. 중앙아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 중 하나로, 실크로드의 중심이었던 곳입니다. 그만큼 유서가 깊은 유적을 보고, 동서양의 문화를 동시에 만나 볼 수 있는 곳이에요.
  세 번째는 부하라입니다. 2,500년 이상 된 고도 부하라는 도심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될 만큼 역사적 가치가 높은 곳입니다. 이슬람교의 성지이기도 하고 그와 관련된 유적이 구시가지 전체를 메우고 있어 이국적인 정취에 빠져볼 수 있어요.
  마지막 네 번째는 히바입니다. 웅장한 도시들과 달리, 오밀조밀한 건물들 사이에 지나가던 상인들이 머물다 떠나는 곳이라 볼 수 있습니다. 곳곳에 있는 미나렛(첨탑)에 올라가 히바의 전경을 보는 걸 추천해 드릴게요. 
 
Q) 거창에 살면서 장점과 단점이 있다면요?

A) 장점은 무수히 많죠. 그중에서도 범죄가 안 생기는 게 제일 큰 것 같아요. 사실 타슈켄트에는 범죄 관련된 사건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외국 여행지로 추천하기에는 아무래도 조심스럽죠. 그래서 거창이 참 신기한 게 착한 사람들만 살고 있는 것 같아요. 아니면 한국 사람들이 원래 착한 사람들밖에 없는지 오히려 역으로 질문하고 싶네요.(웃음) 
  두 번째는 외국 사람도 공공시설을 편하게 이용할 수 있게 개방해주셨더라고요! 프로그램, 안전교육, 한국문화 등등 교육도 무료로 진행 해주시고 너무 감사합니다. 
  단점은 고향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가게가 없다는 점이에요. 서울(이태원), 부산에 가면 외국 음식점들이 많이 있는데 거창에서는 한 군데도 없다는 게 참 아쉬울 뿐이죠. 한국 음식을 너무 좋아하고 사랑하지만, 가끔 고향 음식이 먹고 싶네요. 거창에서도 외국 음식 가게가 많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Q) 유학생으로서 바람이 있다면요?
A) 거창에 거주하고 있는 (청년)외국 사람들을 조사해서 외국 문화를 교류할 수 있게 프로그램, 동아리가 있으면 좋겠어요. 한국문화를 저희에게 알려주시는 것뿐만 아니라 저도 우리나라 문화에 대해 거창사람들께 소개해주고 싶어요. 
  거창에 거주하고 있는 다양한 외국 사람들과 교류를 하면서 소중한 추억과 경험들을 많이 만들고 싶거든요. 그렇게 된다면 언어공부도 더 빨리 늘고 일석이조 아니겠어요?  

Q) 하고 싶은 활동이 있다면요?
A) 저는 내년에 졸업을 하기 때문에 시간적인 여유가 많지는 않아요. 그래서 여행가거나 놀러가는 건 잠시 멈추고 공부에 집중할 생각입니다. 한국어 공부도 계속해야 하고 졸업 후에 한국에 취업도 해야 돼서 열정적으로 언어공부를 해야 할 것 같아요. 저는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추진력 있게 행동으로 실행하는 사람이라 제 몸 안에는 열정밖에 없네요. (웃음)

Q) 앞으로의 계획은요?
A) 저는 몇 년 동안은 한국에서 엘리베이터 분야 기술을 배워 경험을 많이 쌓고 우수한 기술자가 된 다음에 귀국을 하고 싶어요. 우즈베키스탄에 돌아가면 엘리베이터 관련된 회사를 차려서 승강기대학교와 교류를 할 수 있게끔 만들 생각입니다. 저는 목표가 뚜렷하게 있기 때문에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아갈 거예요. 나중에 우즈베키스탄에 여행 오시면 엘리베이터 회사 대표 압두가포르(가명:최재혁)을 찾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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