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 청년 인터뷰]거창 청년 박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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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 청년 인터뷰]거창 청년 박준현
  • 김혜림 인턴 기자
  • 승인 2023.06.26 10:1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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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농부가 일하기 
좋은 거창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남상에서 축산업과 수도작을 하고 있는 32살 박준현이라고 합니다. 거창에서 결혼하고 3살 된 아들을 키우고 있습니다.

Q) 축산업과 농사일을 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요?
A) 대구에서 미용을 전공하던 중 군대 전역 이후 예정대로 복학할 예정이었지만 휴가 때 잠깐 아버지 일을 도와드리다가 축산업과 농사일이 더 적성에 맞는다고 생각해서 미용학과를 자퇴하고 현재 축산업 일을 하고 있습니다. 

Q) 축산업과 농사일을 같이 하시는 이유가 있나요?
A) 대부분 축산업 하시는 분들이 농사일도 같이하는 경우가 많아요. 저만해도 가을 벼 수확해서 볏짚 소먹이 삼아 거둬들이고 있고 동계작물인 호밀이나 이탈리안라이그라스를 심어서 내년 모내기 전에 수확해 소먹이로 사용할 예정이에요. 축산업과 농사일을 같이 하고 있기 때문에 정해진 휴일이 없어 요새 흔히들 말하는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누릴 수는 없지만 제가 좋아하는 일이라 그런지 별로 힘들지는 않아요.(웃음) 

Q) 축산업 관련 자격증에 대해 알 수 있을까요?
A) 저는 현재 축산업 관련된 자격증은 없는 상태입니다. 소를 키우는 데 있어 자격증은 크게 필요 없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수정사 자격증과 축산기사같이 경영하는 데 필요한 자격증은 한두 개 정도 가지고 있으면 좋아요. 수정사 자격증 경우에는 본인 명의의 가축에서 시행할 경우 자격증이 필요하지는 않지만, 다른 명의의 가축에 인공수정을 하려면 필요하고 축산기사는 인공수정사 자격증이 역시 함께 취득되는 부분이기도 해서 관련 직종에 취업하는 분들께 알려드리고 싶네요. 

Q) 축산업하면서 힘들었던 점이 있다면요?
A) 일과 관련해서는 힘든 점은 없지만 딱 한 가지 있다면 아무래도 다른 사람들처럼 주말, 공휴일에는 못 쉬고 일을 한다는 점이 크죠? 가족끼리 나들이 한번 가는 게 제 소원인 것 같아요.  

준현 씨가 축사에서 키우고 있는 소들
준현 씨가 축사에서 키우고 있는 소들

Q) 축산업하면서 보람찼던 일들이 있다면요?
A) 송아지 분만부터 출하(도축)까지 함으로써 높은 등급의 성적을 받았을 때 이 보다 기분 좋은 순간은 없었던 것 같아요. 또 간과할 수 없는 보람이 있다면 생명 탄생의 신비죠. 한우는 사람에 의해 생명이 탄생합니다. 제가 수정을 결정하고, 계획을 세워서 교배를 시키죠. 그러기에 새로운 생명을 내 손으로 만들어 세상에 태어나게 한다는 것은 상당히 보람 있는 일이죠.

Q) 축산업을 운영하는 사람으로서 아쉬운 점이 있다면요?
A) 갈수록 비싸지는 사룟값과 수입고기로 인해 한우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어요. 각 농가에서는 생산비 절감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대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청년농을 꿈꾸고 있는 분들에게 하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요? 
A) 청년농뿐만 아니라 젊은 20~30대분들게 조언이라고 하면 ‘인생은 한 번이고 희노애락’이라 하였어요. 실패하더라도 발판 삼아 더욱 각성하시고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열심히 하루를 살아가셨으면 좋겠어요. 응원합니다.

Q) 바라는 혜택 또는 홍보가 있다면요?
A) 청년후계농, 농업인수당 등 많은 혜택을 받고 있어요. 잘 알려지지 않은 혜택들을 다시 한번 더 적극적인 홍보를 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요새는 인스타그램이 활발하니 그쪽으로 마케팅하시면 젊은 사람들이 많이 볼 거라 생각해요.

Q) 거창에 살면서 장점과 단점이 있다면요?
A) 축산업이다 보니 다른 도시에 비해 거창은 농지가 많고 보조사업 또한 잘 되어 있어 제 직업 특성상 참 잘 맞는 마을 같아요. 고향이기도 하고 애정이 더 가는 것도 사실이라 타지보다는 거창이 살기 편안해요. 단점은 아이를 키우는 아빠의 입장으로서 아이들을 위한 문화시설이 부족한 것 같아요. 외부 행사도 좋긴한데 저는 내부에서 아이들을 맡아 줄 수 있는 키즈카페가 더 생겼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트랙터로 풀 작업 중인 준현 씨

Q) 청년정책에 바라는 것이 있다면요?
A) 청년 농부들을 위해 농기계 보조사업, 농어민 수당 등 다양한 혜택이 더 많아지면 좋겠어요. 거창은 국가에서 지원을 해주긴 하지만 자격 조건들이 까다로워 혜택을 받고 싶어도 못 받는 사람들이 많다고 알고 있어요. 청년 농부들이 자리 잡고 앞으로 나갈 수 있도록 진입 장벽을 낮추고 알려지지 않은 정책들을  SNS(에스엔에스) 홍보를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한번 했다고 홍보가 끝나는 게 아니라 주기적인 광고가 필요한 것 같아요. 

Q) 하고 있는 취미생활이 있다면요?
A) 요즘 MBTI 검사(자기보고형 성격 유형 검사) 하는 게 유행인 거 아시죠? 제가 그중 계획 없이 움직이는 P(인식형)인데 발길 닿는대로 가족들과 놀러 가는 게 제 취미 생활 중 하나예요. 원래 무계획이 재미있는 만큼 며칠 전에 강원도 강릉을 다녀왔는데 그날 강릉 식당 대부분이 문이 닫혔더라고요? 원래 가려던 맛집 역시 문이 닫혀 있어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지나가던 막국수 집에 들어갔는데, 저는 그날 먹은 막국수를 평생 잊지 못할 것 같아요. 제 촉을 믿고 숨겨진 맛집을 찾은 것 같아 뿌듯했어요. 

늦은 밤 아들과 농장순찰을 돌고 있는 준현 씨
늦은 밤 아들과 농장순찰을 돌고 있는 준현 씨

Q) 앞으로의 계획은요?
A) 현재 축사에서 소비할 수 있는 건초 생산 작업만 하고 있지만 다른 농가의 건초수확을 대행으로 작업하는 조사료 사업도 하고 싶어요. 제가 욕심도 많아서 한우식당도 차리고 싶고 차근차근 하고 싶은 일들을 해 볼 생각입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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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용 2023-06-26 14:17:47
핸이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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