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 청년 인터뷰]거창 청년 전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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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 청년 인터뷰]거창 청년 전성훈
  • 김혜림 인턴 기자
  • 승인 2023.07.10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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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훈 씨가 답하기 어려운 부분은 오랜 시간 전성훈 씨와 알고 지내온 가족, 지인과 함께 작성했습니다. 함께 작성해주신 분들 : 이윤정(클레오 미용실 원장님, 전성훈 씨 첫 직장 사장님) / 전은경(전 월평빌라 직원, 현 커피마루 사장님) / 전정미(전성훈 씨 고모) / 박현준(월평빌라 직원) / 김수경(월평빌라 직원) / 박효진(월평빌라 직원)

"저도 더불어 살아가는 청년입니다"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마음만은 23, 올해 31살이 된 전성훈이라고 합니다. 고등학교 재학 중 혼자 일하시는 아버지 사정으로 제가 지낼 곳을 알아봐야 했었는데 거창군 남상면의 월평빌라를 알게 되어 2010년부터 지금까지 14년째 거창에 살고 있습니다.

 

Q) 직업을 갖게 된 계기가 있다면요?

A)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처음 직장을 구하려고 하니 아주 막막했습니다. 처음에는 제가 어떤 곳에서 일할 수 있는지,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잘 모르겠더라고요. 그래서 친한 지인들에게 고민을 나누고 묻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고민을 나누다 제 단골 미용실인 클레오 미용실원장님과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고 원장님의 제안으로 미용실에 취직하게 됐었어요. 아주 기뻤어요. 제가 직장을 다닐 수 있을 거라 기대하지 않았거든요. 더구나 제가 좋아하는 단골 미용실에서 일할 수 있어 더 기뻤던 것 같아요. 항상 저의 서투름을 당연한 거라 격려해주고 응원해주신 원장님 덕분에 오래 직장 생활할 수 있었어요. 원장님의 배려 덕에 많은 걸 배우며 첫 직장 생활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네요.

제가 일하기 시작했을 때 가족들이 정말 기뻐했어요. 특히 할머니가 가장 기뻐하셨습니다. 직장을 다니니 돈을 벌 수 있었고 월급이 많지는 않았지만 조금씩 모아 아버지께 면도기를 선물하고 여동생한테 맛있는 것도 사주고 용돈도 줄 수 있었어요. 그리고 원장님께서 항상 월급 봉투에 수고했다고 적어주셨거든요. 그래서 월급 봉투째 할머니께 보여드리고 자랑하기도 했어요.

미용실을 그만둔 뒤로도 요남자KT휴대폰 대리점에서도 일했어요. 미용실을 그만두고 구직할 때도 여러 지인과 고민을 나눴습니다. 그러다 저와 친한 성은 미용실원장님께서 아는 사장님들을 모아 저를 소개하는 자리를 마련해주셨어요. 그때 요남자 사장님이 계셨고 함께 일해보자 말씀해주셔서 두 번째 직장에 취업할 수 있었습니다. 요남자에 일할 때는 휴가 갔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네요. 휴가 때 모아놓은 월급으로 가족과 여행을 갔거든요. 휴가 중에는 직장(요남자)에 가족들을 초대해 식사 대접을 했어요. 손자가 일하는 곳이라고 할머니가 기뻐하셨던 게 기억납니다.

세 번째 직장도 성은 미용실 원장님의 소개로 취업할 수 있었습니다. 돌이켜보면 저의 직장 생활은 구직부터 퇴직까지 지인들 덕분에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항상 제 고민을 들어주고 함께 고민해준 지인들이 있어 그런 값진 경험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Q) 전에 하는 일에 특이 사항이 있다면요?

A) 일했던 세 곳의 직장에서 청소 일을 했습니다. 첫 번째 직장에서는 원장님보다 먼저 출근해 가게 문을 열고 미용실 거울 닦는 일을 했어요. 첫 직장이다 보니 실수도 많이 했죠. 가게 열쇠를 잃어버리기도 하고 청소하다 화분을 깨기도 하고. 그리고 직장 생활이 처음이다 보니 일하는 것 자체가 익숙하지 않았어요. 매일 아침 출근해야 하는 것도요. 제가 힘들어할 때마다 항상 저를 격려해주는 원장님 덕에 하루하루 출근하는 날이 즐거워졌던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매일 출근하는 것에 익숙해졌고 어느 순간 매일 출근할 수 있는 곳이 있다는 게 기쁘더라고요. 청소하는 것에도 요령이 생겨 가끔 힘들 때는 꾀도 부리고, 즐겁게 직장 생활했습니다. 최근 인터뷰를 준비하며 미용실에 찾아갔어요. 그때를 떠올리며 원장님과 이야기하니 웃음이 끊이지 않더라고요. “성훈이가 청소할 때 거울은 항상 깨끗했어요. 성훈이가 키가 크잖아. 잘했어요.”라고 칭찬도 들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소중한 경험이었던 것 같아요. 두 번째, 세 번째 직장에서도 비슷했던 것 같아요. 힘들고 일하기 싫은 날도 있지만 일할 수 있어 기쁘고 즐거운 날이 더 많았던 것 같습니다.

 

Q) 거창에 살면서 장점과 단점이 있다면요?

A) 거창의 가장 큰 장점은 할머니가 사시는 함양과 가깝다는 점이에요. 차로 30분 정도면 갈 수 있고, 할머니 댁에 가는 버스도 있어 종종 버스를 타고 할머니 댁에 가기도 했거든요.

그리고 명절이 되면 온 가족이 할머니 댁에 모이니 저도 쉽게 가족을 만날 수 있어 좋아요. 그리고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거창에 사니 저의 지인, 친구 모두 거창에 있어요. 길 가다 들러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미용실이 있고 나들이 삼아 놀러 갈 카페가 있습니다. 그런 게 저한테 있어 거창의 장점이 된 것 같아요. 단점은 버스가 많이 없다는 점이예요.

저처럼 차 없는 사람들을 위해 거창에도 버스가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Q) 청년정책에 바라는 것이 있다면요?

A) 예전부터 취미가 많았어요. 다양한 취미를 찾고 경험해보려 노력했죠. 거창에서는 취미를 찾을 때마다 선택지가 많지 않다는 게 아쉬웠어요. 취미 할 수 있는 장소가 다양하지 않으니 저에게 맞는 곳을 찾는데 어려움이 있더라고요. 그리고 저는 남상면에 살고 있다 보니 읍으로 나올 교통수단이 부족했어요. 쉬는 날에는 PC방이나 카페에 가고 싶은데 읍까지 가는 게 쉽지 않아 못 가게 되는 날이 많았어요. 남상에 사는 청년으로서 거창을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교통수단이 있으면 합니다.

 

Q) 하고 있는 취미생활이 있다면요?

A) 저는 야구팀 넥센 히어로즈의 팬입니다. 야구를 좋아해서 시간이 남을 때는 항상 야구 경기 영상을 봐요. 야구를 보는 것 말고도 하고 있는 취미로 승마가 있는데 승마는 제가 동물과 친하지 않아 말과 친해져 보고 운동도 할 겸 다니고 있어요.

성경 공부는 제가 창남교회에서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데 함께 교회를 다니는 김영문 집사님과 매주 목요일 오후에 성경책을 필사하고 읽으며 성경 공부하고 있어요.

청년 동아리 페인팅 메이트모임에 들어갔는데 수요일마다 진행하는 취미하는 밤에 참석하고 있습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은요?

A) 저는 매년 초 계획을 세웁니다. 지난 삶을 되돌아보고, 한해를 계획합니다. 물론 계획대로 모든 일이 이루어지지는 않지만, 계획을 세우면 어떤 사람으로 살고 싶은지 명확해지더라고요. 그렇다고 매년 특별하고 새로운 계획을 세우지는 않아요. 손자, 조카, 오빠, 삼촌, 친구, 성도 등 제가 가진 역할을 잘 이어 나가고 거창에 사는 청년으로서 사람들과 함께 살아갈 계획을 세웁니다. 때마다 인사 나누고 소식하고 왕래하면서요. 지금까지 그랬고 올해도 그렇고 내년도 그럴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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