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 청년 인터뷰] 거창 청년 이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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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 청년 인터뷰] 거창 청년 이혜지
  • 박지영 시민기자
  • 승인 2021.08.06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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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기자 박지영

“거창은 장점이 많은 ‘도시’입니다”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저는 거창에서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이혜지라고 합니다. 나이는 36살이고 아내, 엄마로서 살다가 이제 카페를 오픈한 지 3개월 됐는데 인터뷰를 하게 되어서 좋습니다. 제 남편이 함양 사람이고, 거창에서 사업을 하다 보니 거창에 머물게 되었습니다. 남편은 제 카페 2층에서 산림 관련 부분에서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사실 제가 신랑 사업을 도와주고 있었습니다. 처음 목표는 카페를 운영하면서 신랑이 급한 일이 생기면 올라가서 도와줄 생각이었는데, 제 일이 너무 바쁘다 보니 그러지를 못하고 있습니다.

Q> 현재 하는 일에 대해서 말씀해주세요.
A> 저는 쌀로 만든 디저트 카페를 운영 중입니다. 거창에는 맛있는 디저트 카페가 많아 제가 빵순이로 살았는데 안타깝게도 저희 아이들이 하나같이 아토피로 인해 피부가 좋지 않아서 시중에 판매하는 것을 먹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다 집에서 만들어 줄 간식거리를 찾다 관심을 가지게 된 게 쌀로 만드는 베이킹이었습니다. 밀가루를 못 드시거나, 소화를 못 시키는 분들도 오셔서 밀가루만큼 맛있는 쌀 디저트를 드셨으면 하는 마음에 쌀 디저트 카페를 운영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카페에서는 생분해성 컵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저와 신랑이 산림과를 전공해서 나무가 벌채되는 상황에 안타까운 마음으로 나무에 관심을 가지다 보니 자연에 대한 관심도 많아졌습니다. 카페를 준비할 때도 플라스틱 대신 다른 것들을 알아보다가 생분해 컵을 알게 되었고, 더 나아가 나무를 베지 않고 만드는 상자와 사탕수수 컵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되어서 가격대가 있더라도 자연을 위해 생분해 컵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같은 이유로 제 카페에서도 텀블러 할인을 해드리고 있는데 처음에는 ‘고이고이’만의 텀블러를 만들어서 제공할까 생각하다가 요즘에는 개인 텀블러를 가지고 다니는 분들이 굉장히 많은 것 같아서 텀블러를 가지고 오시면 300원 할인을 하는 것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Q> 카페를 운영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요?
A> 저희 자식이 3명입니다. 제가 거창으로 시집을 왔지만 아는 사람도 없었고 신랑 일을 도와주다 보니 육아와 사업을 모두 집에서 해결하고 있어서 사람들과 교류가 5-6년간 거의 없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우울증이 와서 심리상담을 받았는데, 혼자만의 시간을 가져보라고 해서 전부터 관심 가지고 취미생활을 했던 베이킹을 다시 하나씩 배우게 되었습니다. 그중에서도 쌀베이킹을 배우면서는 맛있는 디저트 카페가 있어도 밀가루를 못 먹는 아이들을 위해서 쌀 디저트 카페를 한번 해보자 하는 마음으로 차려보게 되었습니다. 

Q> 거창에서 청년들이 왜 나가는지 생각해 보신 적 있나요?
A> 사실 저는 거창보다 촌인 하동에서 왔습니다. 거기에 비하면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청년이 나가는 이유는 일자리가 가장 크지 않을까라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제 여동생이 같이 살려고 거창에 일자리를 알아봤는데 도시에서 받던 연봉을 포기해야 했습니다. 거창에 온다면 기존의 연봉을 오히려 더 깎고 와야 하는 단점이 있어서 결국 거창에서의 취업을 포기하고 진주로 나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다양한 직종이 많이 없다 보니 전문성이 있는 일자리 역시 부족한 것 같습니다. 저처럼 자영업을 하지 않는 이상 거창에서 내가 원하는 일자리의 선택지가 적다보니 정착하기가 어려운 것 같습니다. 청년들이 거창을 떠나는 이유는 그 때문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Q> 거창에 살면서 장·단점이 있다면요?
A>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저는 거창보다 더 시골인 하동에서 왔기 때문에 거기에 비하면 거창은 정말 도시 수준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거창에서의 삶에 만족하고 있습니다. 있을 건 다 있는 편인 거 같고 마트, 영화관, 올리브영도 있어서 좋습니다. 대신 도시의 대형마트에서 살 수 있는 물품들이 없으니 아쉬운 것도 있지만 그래도 단점보다 장점이 많다고 생각을 합니다. 단점은 문화혜택에 대한 부분이 부족하고 아이들을 키우는 엄마 입장에서는 아이들이 많은 동네임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이 놀 만한 시설이 조금 부족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Q> 거창에 어떤 청년정책이 있으면 좋을까요?
A> 아무래도 청년들은 배움의 욕심이 많을 것 같아서 원하는 것을 배울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저처럼 조그마한 카페를 차리더라도 큰돈이 들어가기에 부모님 도움 없이는 좀 힘든 부분이 있습니다. 그래서 창업에 도움이 되는 지원 정책이 많으면 정착하지 않을까 합니다. 그런 정책이 있으면 거창도 발전되고 청년들도 점점 모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Q> 청년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조언을 해주신다면요? 
A> 저는 돈 버는 것에 목적을 가지고 살다 보니 제 스스로 인생을 못 즐기고 살았지 않았나 싶습니다. 거창은 힐링하기 좋은 곳이 많으니까 나의 삶을 위해 훌쩍 떠나보기도 하면서 인생을 즐기면 좋겠습니다. 지금 힘들더라도 자신을 자책하지 말고 거창이라는 지역에서 열심히 살면서 자신의 꿈을 위해 희망을 잃지 말았으면 합니다. 

Q> 요즘 관심있는 취미가 있다면요?
A> 제가 손으로 만드는 것을 좋아해서 제 카페에 라탄 작품이 많습니다. 처음에 카페 창업을 준비하면서 라탄 제품을 5~6개 정도 만들었습니다. 바빠서 제 작품은 카페에 가지고 나오지 못했는데, 여유 있을 때 다시 라탄을 배우면서 제 작품도 가지고 오려고 합니다. 라탄을 배운 곳은 중앙고 가는 길에 유명한 묵밥집 뒤에 있습니다. 선생님께서 잘 가르쳐 주세요.

Q>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 말씀해주세요.
A> 베이킹을 하다 보면 쌀과 밀의 성질이 달라서 밀가루 레시피에 따라 쌀가루로 빵을 만들면 빵이 엉망진창이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는 쌀베이킹 전문 강사 과정을 수료하고 싶습니다. 1~2년 안에 수료하는 것이 목표이고, 최종 계획은 예쁜 한옥 카페를 지어서 한식 디저트 카페를 거창에 차리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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