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취재-청년2] “거창은 청년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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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취재-청년2] “거창은 청년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습니까?”
  • 박재영 기자
  • 승인 2022.10.04 10: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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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한들신문은 2022년 기획취재 주제를 ‘청년’으로 정했다. 일자리, 주거 등 청년들의 현실 문제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앞서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을 ‘청년공동체 활동에 대한 인식 개선’과 ‘선순환 정책 마련’을 지역사회가 함께 고민하자는 취지이다. 

  한들신문은 이번 기획기사를 통해 거창 지역 청년공동체의 식견을 넓히고, 시민들이 청년공동체 활동을 바라보는 안목을 기를 뿐만 아니라 행정이 조금 더 적극적으로 그들과 소통할 수 있길 기대한다.
 


일소공도협동조합의 월례회 모습
일소공도협동조합의 월례회 모습

 

“우리 청년들이 참 어려운 게, 지역에서 아무리 날고뛰고 열심히 해도 잘 인정을 못 받아요. 그 농촌 정서를 인정해야 해요. 이걸 인정하지 않고 바꾸려고 하는 건 세대를 뛰어넘어 문화를 바꾸려는 것과 같아요.”
  충남 홍성군에 위치한 일소공도협동조합 구자인 소장은 청년들의 눈앞에 놓인 녹록지 않은 현실을 마주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일소공도협동조합은 농업·농촌 문제의 구체적인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다양한 연구·학습 활동을 하는 공동체다.
  2017년도부터 지금까지 농촌정책과 농촌 조직, 사회적 농업, 농촌재생, 청년농 지원 등 마을 학회 월례세미나를 39회 넘게 진행해오고 있으며, 청년 경로탐색 프로젝트 확대 및 발전방향(청년허브, 2019), 충남 농촌이주 청년들의 지역사회 정착 및 이주 진작을 위한 정책 제안(충남사회혁신센터, 2021) 등 농업·농촌과 관련한 각종 위탁연구 업무도 수행하고 있다.
  구자인 소장은 일소공도협동조합 설립 이유에 대해 “학회는 ‘공부 모임’으로, 누구나 관심이 있으면 참여할 수 있는 건데 우리나라는 논문 실적 쌓는데 동원되는 수단에 불과하다. 진짜 학회가 무엇인지 우리가 만들어보자는 원대한 꿈을 갖고 설립했다.”라고 설명했다.
  일소공도협동조합도 ‘청년’에 대해 관심이 많다. ‘청년 문제’라기보다 청년의 정착을 위한 지역사회의 태도나 역할, 그리고 방향성에 대한 고민이다.

일소공도협동조합 구자인 소장
일소공도협동조합 구자인 소장

 

지역 소도시, 수용력 없어 문제
  구자인 소장은 지금까지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문제점을 지적했다. 구 소장은 “청년들이 지역사회와 같이 가도록(정착하도록) 만들기 위해서는 완충 역할을 해줄 사람이 필요하다. 지금 지역에서는 그 완충 역할을 어떻게 설계할 것이냐의 문제가 중요하다.”라며 “원래라면 공공행정이나 중간지원조직, 문화원 같은 단체에서 활동하는 청년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가치의 타당성을 이야기해주고 해야 하는데(전혀 안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일소공도협동조합 신소희 책임연구원이 충남사회혁신센터에서 의뢰받아 올해 초까지 연구한 자료를 바탕으로 설명을 이어갔다. 구자인 소장은 “청년들을 오라고 손짓하는 지방자치단체가 대부분인데, 문제는 청년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느냐는 것”이라며 “청년을 이해하고, 알려주고, 때로는 야단치기도 하고, 같이 가야 하는데 대부분 지자체는 수용력이 없다. 그런 준비도 안 되어 있는 상태에서 청년 스스로 개척하라고 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외부에서 환경을 만들어줘야 하는데 그런 건 아무도 안 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청년들도 바뀌어야
  구자인 소장은 청년들의 사고방식도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 소장은 “일부 청년 공동체에서는 다양성을 존중하는 것도 아니고, 책임을 지지도 않는데 사생활은 보장받길 바란다.”라며 “그러면 어떻게 지역사회에 같이 더불어서 살 수 있나?”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이제 갓 들어온 청년이 지역에 대해, 지역 정서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자기주장만 하는 경우도 있다.”라며 “특히, 청년들이 지원 사업에 기대는 일은 하지 말아야 한다. 투기적인 방식으로는 안된다. 지금은 그런 방식으로 살아남을 수 있는 농촌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어 “청년들도 공부하고 사례를 들여다보면 가능성들이 보일 것”이라며 “작은 경험을 쌓고 신뢰 관계를 쌓으면 새로운 방안을 모색하면 지역에 정착할 다양한 방법이 나타날 것”이라고 조언했다.
  특히, 구자인 소장은 지역사회에 당부하고 싶은 게 있다고 설명했다. 구 소장은 “우리 지역사회는 청년들이 성장·발전하는 것을 응원하고 있는지, 청년들을 다독거리면서 같이 갈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어 있는지, 청년이 없으면 지역이 문을 닫을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있는지, 지역과 소통하지 않는 청년들을 무조건 채워 넣고 각자도생 하는 지금의 방식이 맞는지 등 다양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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