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 청년 인터뷰] 거창 청년 감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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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 청년 인터뷰] 거창 청년 감류연
  • 박지영 시민기자
  • 승인 2021.05.17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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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기자 박지영

 

거창이 인지도가 있는 도시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저는 거창에 다시 돌아온 지 한 달 정도 된 94년생 감류연이라고 합니다. 숙명여자대학교 문화관광학과를 나왔고요. 거창에선 샛별초, 혜성여중, 중앙고 이렇게 나왔습니다.

 

Q> 어떻게 거창에 다시 정착하게 되셨나요?

A> 저는 20살 때부터 서울에 살았어요. 거창은 도시보다 일자리가 많이 없고 그렇다보니 제가 할 수 있는 일로는 도시에서 자리를 잡기가 더 수월할 것 같다고 생각했었거든요. 제가 2019년도에 여행사 일을 해보고 싶어서 일본 후쿠오카에서 1년 동안 인턴으로 있었어요. 그런데 코로나19가 터지면서 여행사가 문을 닫게 되어서 어쩔 수 없이 한국으로 왔고, 한국에서도 여행사는 힘든 상황이어서 1년 동안 서울에서 취업활동만 계속했습니다. 그러다가 지금 제가 있는 이 일자리가 거창에 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어요. 고등학생 때 자원봉사를 하면서 알게 된 선생님께서 지역에 도움이 되는 일자리가 있다고 추천해주셨어요. 제가 전공한 것과도 연관이 있고 또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을 해서 지원을 하여 다시 거창으로 오게 되었습니다.

 

Q> 지금 하는 일에 대해서 설명해 주세요.

A> 거창군 도시재생지원센터에서 코디네이터로 일하고 있습니다. 코디네이터란 활동가인데, 행정과 주민들을 연결하는 역할을 합니다. 저는 죽전지구를 담당하고 있어요. 국토부 공모사업에 선정된 우리동네살리기 유형의 사업을 하고 있는데, 아직은 시작 단계여서 도시재생대학이나 아카데미를 운영하면서 주민들을 조금씩 만나 뵙고 있어요. 자리가 잡히면 일정 시간대별로 마을 곳곳이 어떤 모습인지, 어떤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지 구역을 나누는 것부터 시작해서, 단순히 마을을 살펴보기만 하는 게 아니라 여러 계층에 계신 분들을 기록하기도 하고, 주민분들 만나면 마을에 관한 이야기도 들어보고, 불편사항은 없는지 바라는 점은 없는지 더 가까이에서 얼굴을 보며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려고 합니다. 지금은 공간개선, 커뮤니티 키친, 마을호텔 이 3가지 협동조합을 하고 있어요. 또 집수리 공간개선 사업과 관련한 아카데미가 열려서 협동조합원들이 교육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56일부터 시작을 해야 했는데 코로나가 터지면서 미뤄졌어요. 아마 13일부터 다시 진행되지 않을까 싶어요.

 

Q> 도시재생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 죽전마을만 얘기해 본다면, 아침에는 학생들이 등교하는 시간에 시끌벅적한 소리가 활기 넘치고 좋아요. 그런데 학생들이 하교하고 나면 너무 조용하고, 잠든 도시 같아요. 마을 어딜 가나 사람이 많고 북적이고 주민들이 모일 수 있는 공간이 있으면 좋겠는데, 그런 공간이 없다 보니 아마 죽전에 거주하더라도 다른 장소에 가 계시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도시재생을 위해서 우선 지역주민분들이 만날 수 있는 공동체를 꾸려주고, 공동체가 모이고 주기적으로 만날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해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주민분들 특히 윗세대분들은 동네에서 사람들 만나서 어울리고 싶어도 할 만한 활동이 많이 없잖아요. 그래서 동네 주민들을 위한 활동이나 장소를 군이나 지원센터에서 마련해주면 좋지 않을까 싶어요.

 

Q> 거창이 고향이어도 도시에서 돌아오는 건 큰 결심이었을 텐데요. 더 많은 청년이 거창으로 올 수 있게 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요?

A> 저도 거창 사람이지만 서울에서 다시 내려오기까지 많은 고민이 있었어요. 내가 거창에서 다시 타지역으로 나갈 수 있을까, 지금은 거창에 아는 사람도 거의 없는데 내가 적응할 수 있을까 이런 고민을 많이 했어요. 그러면 타지 사람은 더 고민이 될 거 아니에요. 큰 도시가 아닌 작은 군이고, 또 거창을 잘 알지도 못하고, 아는 사람도 없을 테니까요. 그래서 제 생각에는 타지 사람들, 특히 청년층이 거창으로 오려면 우선 거창군이 어떤 곳인지 알 수 있게 홍보가 많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또 젊은 층이 거창에서 일자리를 구하거나 개인 사업을 할 때 필요한 기반을 군에서 어느 정도 지원해주는 시스템이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거창에 빨리 적응하고 깊은 인간관계를 쌓을 수 있도록 거창의 청년들과 연결해주는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다른 지역에서 청년 인재들이 많이 온다면 제가 하는 도시재생 같은 일에도 힘이 될 것 같아요.

 

Q> 서울에서 살다가 다시 거창에 돌아왔을 때 불편함은 없었나요?

A> 저는 거창이 되게 괜찮은 도시라고 생각하는데, 타지역에서 만난 사람들은 거창을 대구 근처에 있는 지역이라고 설명해야 , 그쯤 있구나할 정도로 인지도가 낮다는 게 아쉽습니다. 또 다른 건 괜찮은데 확실히 도시보다 문화인프라가 약한 것 같아요. 서울에서는 제가 원할 때 선택해서 전시회를 갈 수 있었는데, 거창은 그럴 수 없어요. 문화센터가 있다고 해도 저에게는 멀고, 다양하지 않아서 아쉽습니다. 청년들이 즐길 만한 문화생활이 적다는 점이 불편합니다.

 

Q> 반대로 거창에 살면서 만족하는 부분이나 거창이 가진 제일 큰 장점이 뭐가 있을까요?

A> 저는 사람들이 북적북적한 데는 별로 좋아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 서울에 살면서 이질감이 많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여기서는 자연경관이 주는 행복감이 아주 큽니다. 거창 곳곳에서 만나는 자연이 마음을 편안하게 해줘요. 또 거창 중심부에 음식점이나 카페도 어느 정도 갖춰져 있고, 인근에 있는 문화 유적지도 있어서 굉장히 만족하고 있습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이나 목표가 있다면요?

A> 저는 우선 거창에 다시 들어온 만큼 지역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제가 그럴만한 자질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죠. 제가 하는 일부터 우선 몸에 익히고 같이 일하시는 분들한테도 도움이 되도록 한 사람의 몫을 할 수 있게 되는 것, 그게 가장 가까운 목표입니다. 그다음에는 거창에서 그동안 못했던 것 중에 운전도 해보고 싶어요. 거창에 살면서도 제가 다녀본 곳이 별로 없더라고요. 그래서 친구들이 거창에 뭐가 있냐고 물어보면, 곧바로 답을 해줄 수가 없었어요. 운전해서 거창이라는 지역의 구석구석을 알아보고 싶어요. 거창 근교에도 가고요. 그리고 친구들도 데리고 와서 거창을 제대로 소개해주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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