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과 사회]내가 상속 받을 재산을 다 남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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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과 사회]내가 상속 받을 재산을 다 남 줘?
  • 한들신문
  • 승인 2021.05.31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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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문상변호사
권문상변호사

<사례>
 평생 독신으로 살아온 A는 사망 직전까지 자신이 재학 중이던 한국 방송통신대학교에 자신의 유일한 재산인 18억 상당의 소유 아파트를 증여하였고 증여한 지 6개월 후 사망하였다. A에게는 배우자나 자녀, 부모는 없었고 단지 형 B가 생존해 있었다. 

 

<상속과 상속권자, 그리고 상속지분>
 상속이란 피상속인(사망으로 상속재산을 물려주는 사람)이 사망함에 따라 모든 재산상의 지위를 상속인이 물려받는 것을 말한다. 상속은 우선 고인의 유언에 따르는데 유언이 없다면 법에 정한 방식을 따르고 이를 법정상속이라고 한다. 법으로 상속인과 상속지분을 정해 놓았다. 법정상속인은 1순위(직계비속), 2순위(직계존속), 3순위(형제자매), 4순위(4촌 이내 방계혈족)가 있는데 순위가 빠른 상속인(들)이 독점적으로 상속한다. 같은 순위에서는 촌수가 가장 가까운 쪽만 상속받는다. 배우자는 1순위, 2순위에 해당하는 직계비속, 직계존속이 있으면 그들과 함께 상속받고 직계존비속이 없으면 단독으로 상속받는다. 상속지분은 같은 순위의 상속인들은 똑같이 상속받되 배우자에겐 다른 상속인보다 50% 가산해준다.

 

<상속재산>
 피상속인이 사망하면 피상속인의 채무를 포함한 모든 재산을 파악하는 것이 어려울 수도 있다. 이때 국가가 운영하는 안심상속 원스톱서비스(정부24 홈페이지 내)가 있다. 피상속인이 사망한 지 6개월 이내 신청할 수 있다. 우선 상속 대상이 되는 상속재산을 정해야 하는데 피상속인 사망 당시의 피상속인 소유 재산에 상속인들에게 증여한 재산은 기간과 관계없이, 상속인 아닌 제삼자에게 증여한 재산은 사망 1년 이내에 증여한 재산이 상속재산에 포함된다.

 

<유류분 제도는?>
 피상속인 즉 사망자의 유지와 상관없이 유산의 일정 부분을 유족들이 상속하게 만드는 제도가 유류분 제도이다. 제정 민법에는 없었으나 특정 상속인이나 제삼자에게 유산이 몰리는 것을 방지해 유족들의 생계를 보호하기 위해 1977년 민법 개정 때 도입되어 1979년 1월 1일부터 시행됐다. 배우자와 직계비속은 법정상속분의 1/2, 직계존속과 형제자매는 1/3이 보장되는 것이 유류분이다.(민법 1112조)

 

<유류분 제도의 취지와 문제점>
 유류분 제도는 상속재산을 유족들의 공헌의 산물로 보고 상속재산의 일부에 대해 상속인이 취득해야 할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는 이념에서 나온 제도이다. 생계능력이 없는 유족에 대한 사회정책적 배려라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고 또 아직도 전혀 없다고 할 수 없는 피상속인의 성(性)에 따른 불평등을 막기 위한 기능도 있다고 보인다.
 하지만 최근에는 피상속인의 재산 처분권을 지나치게 침해한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위헌법률심판제청 등이 잇따르는 등 헌법재판소 심판대에 올라 있다. 현재 1인 가구가 증가하고 수명이 길어져 피상속인 사망 무렵 상속인도 경제적 자립을 할 시기가 되어 피상속인 생계에 대한 배려라는 의미가 퇴색되고 무엇보다 피상속인의 재산권의 본질적인 내용이 침해된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사례의 경우>
 A의 상속재산은 (A 생전에 B에 대한 다른 증여가 없었다면) A 사망 1년 전에 한국방송통신대학에 증여한 아파트가 유일한 상속재산이다. A의 상속인은 배우자는 물론 1순위, 2순위 상속인이 없으므로 3순위인 B가 단독 상속인이 된다. 그러므로 B는 상속재산을 홀로 상속받을 수 있었으나 A가 이미 전 재산을 대학에 증여하였으므로 유류분 반환 청구로 보호받을 수 있다. 그러므로 상속재산의 1/3 상당, 즉 6억 원 상당을 반환받을 수 있을 것이다. 
 B가 A 생전에 전혀 왕래도 없었다면(그래서 A가 전 재산을 기부하였을 개연성도 있어 보인다) 과연 본 사례에서 유류분 제도가 합리적이라고 할 수 있을까? 필자는 현재의 유류분 제도 자체 또는 그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동의하지 못하므로 계류 중인 헌법재판소의 결정이나, 법무부 내 ‘사회적 공존 1인 가구 태스크포스’에서 유류분 제도를 개정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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