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과 사회]내 땅에 남의 조상 산소가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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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과 사회]내 땅에 남의 조상 산소가 있다면?
  • 한들신문
  • 승인 2021.07.12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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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문상변호사
권문상변호사

 

<사례>
  A는 여름휴가를 맞아 고향에 갔다가 최근 상속받은 임야를 둘러보게 되었다. A는 가족 전부가 일찍 고향을 떠났고 위 임야는 부친 명의로 되어 있어 전혀 관심이 없었는데 막상 자신의 소유로 되고 나니 관심이 가서 임야에 가 보게 되었다. 임야 입구에서 가까운 곳에 이웃 마을에 사는 B의 부모 산소가 2기 설치되어 있었다. 그 경위를 알아보니 B는 2000년 1월 20일과 같은 해 12월 19일 갑자기, 그리고 연이어 상을 당해 경황이 없었고 임야 주인은 고향에 없어 연락이 닿지 않아 무단으로 분묘를 설치하였다는 것이었다. A는 자신 소유 임야의 가치와 소유권 행사를 위해 B에게 산소의 철거 및 설치 시점부터 철거 시까지의 토지사용료를 청구하였다.

 

<분묘기지권(墳墓基地權)이란 어떤 권리인가?>
  현재 남의 땅에 설치된 묘지일지라도 분묘를 지키고 제사를 지낼 목적을 달성하는 데 필요한 범위 내에서 타인의 토지를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한다. 원칙적으로 아무리 분묘라고 하더라도 타인의 토지에 무단으로 설치하면 토지소유권을 침해한 것으로 분묘를 옮기고 그 토지를 인도하라는 소송의 대상이 된다. 하지만 일정한 경우 관습법상 인정되는 지상권으로서 분묘기지권이 성립되는데 이러한 분묘기지권은 토지 소유주의 승낙을 받고 설치하였다가 토지 소유주가 바뀐 경우(승낙형 분묘기지권), 내 땅에 분묘를 설치했다가 그 땅을 타인에게 팔면서 분묘를 철거하겠다는 별도의 약속이 없었을 경우(양도형 분묘기지권), 그리고 타인의 토지에 승낙 없이 설치하였지만 20년 이상 평온, 공연하게 점유한 경우(취득시효형 분묘기지권)로 나눠볼 수 있다.

 

<분묘기지권과 장사 등에 관한 법률>
  위와 같은 분묘기지권은 토지 소유자의 승낙이 없음에도 20년간 평온, 공연한 점유가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사실상 영구적이고 무상인 분묘기지권의 시효뒤득을 인정하는 종전의 관습은 사유재산권을 존중하는 헌법을 비롯한 전체 법질서에 반한다는 비판이 이어져 왔으며 더군다나 2001. 1. 13 장사 등에 관한 법률이 시행된 이후에는 그와 같은 비판이 더 가속되었다. 장사 등에 관한 법률 제27조는 <타인의 토지 등에 설치된 분묘 등의 처리 등>이라는 제목으로 그 3항에서 ‘토지 소유자의 승낙 없이 해당 토지에 설치한 분묘의 연고자는 해당 토지 소유자, 묘지 설치자 또는 연고자에게 토지 사용권이나 그 밖에 분묘의 보존을 위한 권리를 주장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조문은 취득시효형 분묘기지권을 명백하게 부정하고 있으므로 그 사회적 당위성이나 법률의 해석에서도 취득시효형 분묘기지권은 성립의 여지가 없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하지만 대법원은 아직도 기존의 관습법에 따라 수십 년간 형성된 과거의 법률관계인 취득시효형 분묘기지권을 인정해야 한다고 판시하고 있다. 위와 같은 장사 등에 관한 법률의 규정이 있다 하더라도 그 부칙 제2조에 의하면 위와 같이 취득시효형 분묘기지권을 부인하는 규정은 장사법 시행 후 설치된 분묘에 관하여만 적용한다고 명시하고 있어서 장사법 시행 전에 설치된 분묘에 대한 분묘기지권은 여전히 존재한다고 한다는 입장을 다수설로 유지하고 있다. 한편 장사법 시행일은 2001년 1월 13일이다. 

 

<사례의 경우>
  위와 같은 대법원 다수 견해(판례)에 의하면 사례의 경우 B가 설치한 분묘 2기는 장사법 시행일(2001년 1월 13일) 이전에 설치된 분묘이고 (2020년 12월 19일로) 20년간 평온, 공연하게 점유하고 있으므로 분묘기지권이 성립되어 A는 B에 대해 분묘를 굴이(掘移)하고 그 토지를 인도하라는 청구를 할 수 없다 할 것이다. 다만 대법원은 최근 취득시효형 분묘기지권에 있어서 그 사용료는 청구할 수 없다는 그간의 판결을 변경하여 ‘청구시점부터 임료는 청구할 수 있다’고 하였으므로 향후의 토지임료는 청구하여 받을 수 있다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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