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도서연구회 거창지회와 함께하는 어린이 책 여행 (86)「파닥파닥 해바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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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도서연구회 거창지회와 함께하는 어린이 책 여행 (86)「파닥파닥 해바라기」
  • 한들신문
  • 승인 2021.06.14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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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도서연구회 임혜윤
보람 글&그림 / 길벗어린이 / 2020.9
보람 글&그림 / 길벗어린이 / 2020.9

 

세상은 아직 따뜻한 노랑 빛깔이야!

5월의 끝을 물고 6월이 시작되었습니다. 5월에 적당히 내려준 비님 덕에 나무들은 새로운 가지를 무성하게 키우고 작은 화단에 심어놓은 화초들이 꽃을 피우기 시작했습니다. 빨강, 노랑, 주황, 분홍 각자 좋아하는 립스틱과 향수를 뿌리고 주인을 즐겁게 해주고 있습니다. 새벽에 마당에 나와 잡초를 뽑고 화단에 물을 주고 빼곡하게 발아된 꽃모종을 내려다 봅니다. 어느 것은 크고 줄기도 굵은데 작고 비실대는 모종은 뽑아 버릴까 고민하다가 옆에 옮겨 심고 거름 주고 돌봐주니 금세 자리를 잡고 잘 자랍니다. 여기 「파닥파닥 해바라기」 책에 주인공처럼 말입니다.

 오늘 소개할 그림책 「파닥파닥 해바라기」는 어린이도서연구회 6월 회보 앞표지 그림책으로 소개되면서 알게 된 책입니다. 식물에서 연상할 수 없는 파닥파닥이라는 의성어가 어떤 내용일지 궁금증을 불러일으켜 바로 한마음도서관에서 빌려 보았습니다. 

 앞표지에 저마다의 표정을 가진 해바라기 얼굴들이 보입니다. 화려하게 빛나는 황금색은 아니지만 밝고 연한 노란색의 모습이 이들의 나이를 짐작하게 합니다. 아직은 어린 해바라기들입니다. 해바라기들이 큰 키를 뽐내듯 서 있고 벌과 나비도 보입니다. 그런데 아래를 보며 눈물을 흘리는 해바라기가 있어 시선이 멈춥니다. 가만히 들여다보니 흙 가까이 작고 약한 해바라기를 따라 울고 있는 것이 보입니다. 


 아무도 관심 가져주지 않고 큰 아이들에게 치여서 힘들어 보입니다. 따뜻한 햇살과 인사하려고 키발을 들어 고개를 이리저리 움직여 보지만 쉽지 않습니다. 목이 마른날 시원한 소나기 한 모금하려고 입을 크게 벌리고 손을 뻗어 보지만 겨우 목만 축일 정도입니다. 어느 날 밤은 자신의 신세가 처량하여 울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날, 꿀벌이 다가와 말을 겁니다.
 

“어? 여기에도 해바라기가 있네!” 
“넌 왜 이렇게 작어?”
“그건... 어두운 곳에서 살아서 그런가 봐....”
“그럼 날아서 해님을 보면 되잖아. 멋진 날개도 있으면서.”
“응? 이거? 날개 아닌데... 잎사귀인데...”

 

 잎사귀가 날개라는 꿀벌의 뚱딴지같은 소리에 해바라기는 용기를 내어 봅니다. 작은 병아리가 날갯짓하듯 파닥파닥 움직여 봅니다. 해바라기 숲에 묻혀 아무에게도 보이지 않는 꼬마 해바라기는 나비의 응원을 들으며 파닥파닥 더 힘차게 날갯짓합니다. 드디어 두둥실 떠올라 뿌리째 하늘을 날아가는 꼬마 해바라기와 위에서 바라본 해바라기 숲의 모습이 장관입니다.

 허나 이것은 꼬마 해바라기의 꿈이라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곰곰이 고민해 보니 불가능한 일도 아니라 생각이 든 꼬마 해바라기는 위를 향해 소리도 질러보고 잎사귀 날갯짓을 해 보이며 자신의 이야기를 합니다. 친구들도 하나, 둘 아래를 보기 시작합니다.

 

“잠깐, 무슨 소리지...?”
“작은 해바라기가 있네!”
“조금씩 좁혀봐!”
“같이 햇볕을 쬐자!”

 

 꼬마 해바라기에 자기의 것을 내어주는 주변 해바라기들이 대견해 보입니다.
어둡고 깜깜한 꼬마 해바라기 자리에 따뜻한 햇볕이 비치고 살랑살랑 바람이 오가고 주룩주룩 비가 들어옵니다. 이제 더이상 소외되거나 외롭지 않습니다. 친구들과 수다도 떨고 즐겁고 신나게 지내는 꼬마 해바라기를 보며 미소가 지어집니다.


 ‘하늘을 나는 해바라기’라는 기발한 상상력이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것이고 약자에 대한 올바른 배려를 생각하게 만드는 책입니다. 

 꼬마 해바라기의 바람으로만 끝나지 않고 주인공 자신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 이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힘을 실어주어 마음에 드는 결말입니다. 이웃을 위해 자리를 내어주고 내 것을 양보할 줄 아는 이들이 있음에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한 평 꽃밭에서 일어난 해바라기의 이야기가 우리 사회에 울림을 던지는 큰 이야기입니다.


 오늘 저녁 가족들과 <파닥파닥 해바라기>를 읽어보며 우리 사는 세상도 따뜻하게 만들어 보는 시간 가져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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